"월드코인 가입자 1억 명 확보할 것" 샘 올트먼과 암호화폐 만든 알렉스 블라니아 TFH 창업자 방한
AI 때문에 어려움 겪는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으로 월드코인 암호화폐 지급
"앞으로 인공지능(AI)과 사람을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예상한 미래다. 그래서 그는 인터넷에서 상대가 AI인지 사람인지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고, AI 때문에 일자리를 얻기 힘든 사람들에게 암호화폐로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는 툴스 포 휴머니티(TFH)라는 신생기업(스타트업)을 알렉스 블라니아 최고경영자(CEO)와 공동창업했다. 두 사람이 같은 생각을 실현할 도구로 개발한 것이 TFH에서 지난해 7월 내놓은 암호화폐 '월드코인'이다.
3, 4일 서울에서 열리는 코리아블록체인위크 행사 참석차 방한한 블라니아 CEO가 3일 서울 성수동 더와인콜렉티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월드코인 운용 계획을 밝혔다. 월드코인은 여러 이유로 논란과 화제를 낳고 있는 암호화폐다. 블라니아 CEO는 "10년 내 강력한 범용AI(AGI)가 등장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하는 월드코인 프로젝트를 올트먼과 구상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월드코인은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지급 방법이 독특하다. 월드코인을 받으려면 이용자번호(ID)인 '월드ID'를 만들어야 한다. 월드ID는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 '월드 앱'을 내려받아 가입 후 나타나는 큐알코드로, 일정 장소에 설치된 '오브'라는 공처럼 생긴 장치에서 홍채 인식을 하면 생성된다. 이후 앱에 월드코인이 지급된다. 오브는 서울 을지로, 성수동 등 일부 지역 카페 등에 설치돼 있다.
오브로 홍채를 인식하는 이유는 AGI처럼 인간을 닮아가는 AI와 구분해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블라니아 CEO는 "개인을 확실하게 구분하려면 오류가 잦은 지문과 얼굴 인식 대신 홍채 인식이 필요하다"며 "오브는 적외선과 특별한 렌즈로 홍채를 촬영하는데, 현재 스마트폰에 이런 기술이 적용돼 있지 않아 별도 장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오브는 독일에서 만든다.
TFH는 오브에 적용된 기술을 공개할 방침이다. 블라니아 CEO는 "기기 보급이 목적이 아니어서 오브 기술을 누구나 쓸 수 있게 공개한다"며 "월드코인과 월드ID가 충분히 배포되면 휴대폰 제조사들이 오브 기술을 가져가겠지만 아직은 그 단계가 아니니 오브를 직접 만든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TFH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월드코인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TFH에 따르면 현재 160개국에서 월드코인을 받기 위해 등록한 월드ID는 약 657만 개다. 블라니아 CEO는 "월드ID가 1억 명에 이를 때까지 월드코인 이용자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월드코인의 쓰임새다. 아직까지 TFH는 월드코인을 어디서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기본소득 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블라니아 CEO는 "월드코인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이용자를 충분히 확보한 몇 년 뒤 결정한다"며 "이용자가 일정 규모에 도달해야 사용처가 나타날 수 있어 1억 명 확보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더불어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은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다. 올트먼과 TFH는 세계인들의 생체 정보를 무단 수집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 스페인 홍콩 케냐 등에서는 월드코인의 홍채 정보 수집을 금지했거나 조사 중이고 한국에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개인정보 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반면 말레이시아는 월드코인의 홍채 인증을 허용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방한한 데미언 키어런 TFH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가 위원회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TFH는 약 4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a16z,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먼, 국내업체 해시드 등에서 지금까지 1억1,5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통령이 구급차 한번 타보시라"... 이미 한계 넘었다는 응급실 의사들 | 한국일보
- [단독] 100만 과학 유튜버, '저출생' 용어 썼다가 뭇매... 도대체 왜? | 한국일보
- 한소희, 모친 논란에 몸살 "도박장 운영은 독단적인 일" | 한국일보
- "재범 위험, 도주 우려"... 마약류 투약 유아인 1심 법정구속 | 한국일보
- 7,000원짜리 키링을 5배 가격에…유명 브랜드 '택갈이' 논란 | 한국일보
- '환자 사망 사고' 양재웅, 하니와 결혼식 연기… 날짜 미정 | 한국일보
- "정준영 봤다, 조심해" 프랑스 파리에서 또 목격담 | 한국일보
- "집 없는 거지는 거지답게"… 임대아파트 공지문 무슨 의도? | 한국일보
- 10월 1일 국군의날 쉰다... 34년 만에 공휴일로 지정 | 한국일보
- '95년생' 권은비, 24억 건물주 됐다... "열심히 갚는 중"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