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투 싸움'에 빠진 수원시의회…군소정당 의원의 일침
스스로 위원장직 사퇴, 의회 정상화 촉구
국민의힘 내분으로 촉발된 의회 파행 지적
"국힘 자중지란 여파로 무소속 의장 탄생"
"민주당 독식 이유로 출석 거부 납득 불가"
"민주당은 시민 위한, 시민 향한 정치해야"
경기 수원시의회가 후반기 원구성에서 불거진 거대 여·야 정당 간 갈등으로 파행을 거듭하자, 한 군소정당 의원이 스스로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며 '협치를 통한 의회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서 향후 정국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3일 진보당 윤경선(3선, 평·금곡·호매실동) 수원시의원은 이날 수원특례시의회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파행으로 시민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데 두 (거대) 정당이 같은 의석수를 가진 상황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활용해 개인 이익을 챙기지 않겠다"며 의회운영위원장 사퇴의 뜻을 밝혔다.
제12대 수원시의회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감투 싸움'으로 파행이 지속되는 데 대해, 윤 의원이 먼저 자신의 보직을 포기함으로써 의회 정상화를 도모하려는 취지로 읽힌다.
윤 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의를 대변하는 의원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조속한 의회 정상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초래한 갈등의 진원지로는 국민의힘을 지목했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모든 파행이 국민의힘 내부의 자중지란에서 출발한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전반기 20석, 민주당 16석, 진보당 1석으로 압도적 의석을 확보했었다"고 되짚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후반기 의장을 놓고 내부 다툼을 벌이더니 급기야 2명의 의원이 탈당해서 민주당으로 입당하고 1명은 무소속으로 남았다"며 "의장은 국민의힘 내부 갈등으로 인해 결국 무소속 이재식 의장이 선출됐는데, 국민의힘은 의회 파행 원인이 민주당 상임위원장 독식으로 인한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수당일 때 국민의힘은 민주적인 논의와 절차를 지키기보다는 다수당 지위를 이용해 '수원시 남북교류협력 조례'를 폐지시켰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배지환(매탄1·2·3·4동) 의원이 추진하려던 '공정무역 지원 및 육성, 마을만들기, 수원시 시민배심 법정 운영, 수원시 참여와 소통을 위한 민주시민교육 등 4개 조례안 폐지안'과 관련해서도 "수적 우위로 밀어부치려다 내부의 자중지란으로 부결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속 의회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것에 관해서는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한 '일방적 장외투쟁'으로 규정했다. "수원시의회 기본조례 제42조 1항과 제39조에 따라 의석 비율, 자체 선거 등을 기준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수 있다"며 "하지만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출석해 논의하고 합리적 의견을 제시해 협상을 통해 좁혀가야 하는 민주적 방식을 무시하고 출석을 보이콧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그리고 이제 와서 국민의힘 측은 본회의에서 선출된 민주당 상임위원장들이 알아서 자리에서 물러나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의장은 무소속이고 민주당은 절차와 과정을 지켰는데,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끝으로 윤 의원은 "마지막으로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요청한다"며 "국민의힘과 똑같이 하는 것보다 시민을 위한, 시민을 향한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역시 전향적 태도로 국민의힘과 합의점을 찾는 등 협치에 나서야 한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시의회는 지난달 26일 임시회 본회의를 개회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주당의 독주 의회주의 파괴', '상식적인 원구성 촉구' 등을 적은 피켓 침묵시위를 해 반쪽으로 진행됐다.
시의회 두 여·야 거대 정당들은 후반기 원구성 결과를 놓고 두 달 넘게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수원시의회 의석은 국민의힘 17석, 민주당 17석, 진보당 1석, 무소속 2석이다.
이런 구도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민주당이 후반기 의장을 맡고 국민의힘이 부의장을 내기로 합의했었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내홍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기존 합의와 달리 의장 후보를 내며 갈등을 빚었다.
이후 민주당에서 탈당한 이재식 의원이 의장, 민주당 김정렬 의원이 부의장으로 선출되는가 하면, 임시회에서 5개 상임위원장과 3개 특위위원장 자리를 모두 민주당 의원들과 진보당 윤 의원이 차지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화 제안을 민주당 측이 무시하고,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구성을 했다"며 거세게 반발해 왔다. 일부 젊은 의원들을 제외한 릴레이 삭발을 하고, 이재식 의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발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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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pc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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