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내일 쉬게 할까?" 50-50 대기록에 찬물을?…왜 사령탑은 농담 던졌을까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내일 오타니에게 휴식을 줄지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도 괜찮겠어요?"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앞둔 오타니 쇼헤이(30)를 이야기하다 미국 현지 취재진에 농담을 던졌다. 오타니가 매일 홈런 하나, 도루 하나를 달성할 때마다 대서특필이 되고 있는데 오타니가 쉬면 지금 한껏 달아오른 취재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된다.
로버츠 감독이 그럼에도 이런 농담을 던진 이유는 다저스가 4일(한국시간)부터 LA 에인절스 원정 시리즈를 치르기 때문이다.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빅리그에 처음 입성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뛴 친정팀이다. 오타니가 에인절스 홈구장인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뛰는 건 다저스 이적 이후 처음이다.
물론 농담이 현실이 될 일은 절대 없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3일 '오타니 팬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건강한 이상 그가 대기록을 작성할 때까지 벤치에서 쉬게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해도 오타니가 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오타니는 애너하임(에인절스 연고지) 첫 방문 경기에 평소처럼 1번타자로 출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타니는 하루에 도루 3개를 더하면서 다시 한번 50-50 대기록을 향해 나아갔다. 오타니는 3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볼넷 1삼진 2득점을 기록하며 11-6 승리에 기여했다.
오타니는 4회초 2사 3루에서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2루를 훔치면서 시즌 44호 도루에 성공했다. 7회초에는 1사 후에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와 3루를 차례로 훔치면서 순식간에 시즌 도루를 46개까지 채웠다. 오타니는 1사 1, 3루에서 프레디 프리먼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득점에도 성공했다.
오타니는 이날 홈런은 추가하지 못했지만, 시즌 44홈런-46도루를 기록하면서 50-50까지 홈런 6개, 도루 4개만을 남겨뒀다. MLB.com은 오타니가 다저스의 정규시즌 남은 경기에서 51홈런-54도루를 달성할 수 있는 페이스라고 바라봤다.
이미 메이저리그 역사를 쓰면서 생애 3번째 MVP 시즌 굳히기에 들어갔다.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는 역대 최소인 126경기 만에 40-40클럽에 가입해 눈길을 끌었다. 종전 기록은 2006년 워싱턴의 알폰소 소리아노로 147경기 만에 달성했다. 1988년 오클랜드 호세 칸세코 151경기, 2023년 애틀랜타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152경기, 1998년 시애틀 알렉스 로드리게스 153경기, 1996년 샌프란시스코 배리 본즈 158경기로 뒤를 이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이던 2021년 생애 첫 MVP를 달성할 당시 46홈런-26도루를 기록했다. 홈런과 도루 모두 커리어 하이 기록이었다. 생애 2번째 MVP를 차지한 지난해에는 44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올해는 40-40 가입자 가운데 유일하게 44홈런-44도루를 넘기면서 메이저리그 역대 50-50을 눈앞에 두고 있다. 꿈의 50-50이 현실이 되면 MVP는 너무도 당연히 오타니의 몫이 될 전망이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역사적 시즌을 지켜보며 "오타니는 훌륭하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더 최상급인 표현을 찾지 못하겠다. 그는 정말 놀랍다"고 이야기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친정팀을 처음 방문하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지금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그는 "어느 정도는 감정적일 것 같긴 하지만, 감정은 사람마다 상대적인 것이다. 나는 오타니가 애너하임에 돌아가도 괜찮으리라 생각하고 우리가 승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 나와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373억원) 초대형 계약에 사인했다.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이었다. 오타니는 역사적 계약 직후였던 시즌 초반인 3월 6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269에 그치면서 걱정을 샀지만, 언제 그런 걱정을 샀냐는 듯 점점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어느덧 생애 3번째 MVP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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