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당, 급물살 탄 ‘지구당 부활’ 제동···“정개특위서 논의해야”

이유진 기자 2024. 9. 3. 15: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의장접견실에서 열린 제22대국회 개원식 겸 정기회 개회식 사전환담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역당(지구당) 부활’ 문제에 공감대를 이루고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조국혁신당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혁신당은 “본질이 빠져 있다”며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만들어 포괄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장식 혁신당 원내대변인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양당 대표가 지구당 부활에 합의했다고 하는데, 저희는 지금과 같은 지구당 부활 논의엔 매우 비판적이고 반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혁신당은 우선 지구당 위원장 임명 방식을 문제 삼았다. 신 원내대변인은 “지역당원 자치의 핵심은 지구당 당원 직선”이라며 “중앙당에서 지구당 위원장을 임명하는 방식의 지구당 부활은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 자치와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조치가 아니라 지구당을 중앙당에 더 강하게 예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구당 폐지의 주요 원인이던 고비용 정치의 폐단도 지적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지구당이 더는 ‘돈 먹는 하마’가 되지 않을 만한 제도적 대책이 논의되지 않은 채 부활만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후원회를 통해 특별당비를 걷어 지구당 운영비로 활용하던 관행을 언급하며 “결과적으로 지구당 위원장의 공천권 행사에 금권력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혁신당은 그러면서 지구당이 원외 정치인에게 또 하나의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여야 대표회담에서) 원외 정치인들에게 국회의원과 동일한 정치 공간을 열어주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거로 안다”며 “지구당 위원장이 아닌 다른 원외 정치인들은 어떻게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중앙당으로부터 임명을 못 받은 정치인들은 지구당 위원장이란 더 큰 문턱 앞에서 좌절하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혁신당은 지구당 부활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며 국회 정개특위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이른 시일 내 공식적 국회 절차를 통해 정개특위 구성안을 제시할 것이고, 국회의장님께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수정당 사이에서 지구당 부활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진보당은 지구당 부활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진보당 관계자는 “생활정치 활성화를 위해 지구당 부활을 찬성한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준석 의원은 지구당 부활을 두고 “구태”라며 비판한 바 있다.

일각에선 혁신당이 지구당 부활 논의를 고리로 삼아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등 정치개혁 논의를 확장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혁신당은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 등 ‘정치개혁 4법’을 발의한 상태다. 혁신당이 제시하는 정치개혁 과제를 함께 테이블에 올리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