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해 봤다"는 일본 남고생 23%뿐… 37년 전 수준으로 줄어

남녀 고교생 모두 20%대… 1987년과 엇비슷
"상대 있는 성적 행동 ↓, 상대 없는 행동 ↑"
성 관심 커지는 중학생 때 코로나 겪은 영향도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한 장면. 주인공들이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다. tvN 제공

키스해 본 경험이 있는 일본 남자 고교생 비율이 대폭 줄어 현재 5명 중 1명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7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성교육협회가 지난해 8월~올해 3월 일본 전국의 중고생, 대학생 등 1만2,5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의 성 행동 전국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해당 조사는 1974년부터 6년마다 실시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키스한 적이 있다'고 답한 남고생 비율은 22.8%를 기록, 2017년 조사 때보다 11.1%포인트 감소했다. 여고생도 지난 조사보다 13.6%포인트 줄어든 27.5%에 그쳤다. 1987년(남고생 23.1%, 여고생 25.5%)과 비슷한 결과가 나온 셈인데, 2005년 조사에서는 남녀 고교생 2명 중 1명이 '키스를 경험했다'고 답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아사히는 "대학생이나 중학생의 (키스 경험) 감소 폭보다 훨씬 컸다"고 전했다.

성 경험 조사에서도 여고생은 5.3%포인트 줄어든 14.8%, 남고생은 3.5%포인트 감소한 12%로 각각 나타났다. 다만 대학생과 중학생의 '성 경험' 응답률은 이전 조사와 비슷했다.

그러나 '성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다'는 응답은 남녀 고교생 모두 이전 조사보다 늘어났다. '자위 경험이 있다'는 비율도 상승했다. 아사히는 "상대가 있는 성적 행동은 감소한 반면, 상대가 없는 (성적) 행동은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고교생들의 성적 행동 감소는 코로나19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중학생 시기에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이성을 만날 기회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조사를 담당한 하야시 유스케 무사시대 교수는 "중학생 때 코로나 여파로 사람과의 (대면) 접촉을 제한받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성 이외 관심사가 다양해졌고, 성병 등 성교육이 발달한 점도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