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5명 배출한 자민당 ‘기시다파’, 불법비자금 여파 공식해산

홍석재 기자 2024. 9. 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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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끌었던 자민당 파벌 '기시다파'(고치카이)가 3일 정식 해산을 신고했다.

자민당 6개 파벌 가운데 이미 해체된 모리야마파(근미래정치연구회)에 이어 두번째다.

하지만, 기시다파도 자민당 파벌 비자금 조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67년 긴 역사의 막을 내리게 됐다.

모리야마파와 기시다파와 함께 파벌 해체를 선언했던 다른 3개 파벌도 해산 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사무실과 자금 처리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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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파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고치카이’가 정치단체 해산 신고서를 제출한 가운데 마지막 회장으로 남게 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모습. A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끌었던 자민당 파벌 ‘기시다파’(고치카이)가 3일 정식 해산을 신고했다. 자민당 6개 파벌 가운데 이미 해체된 모리야마파(근미래정치연구회)에 이어 두번째다.

일본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은 이날 자민당 관계자 말을 인용해 “기시다파가 정치단체 해산 신고서를 총무성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자민당 파벌 비자금 조성 사건이 드러난 뒤 10개월여 만이다.

자민당 주요 파벌들은 2018∼2020년 사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인 ‘파티’ 수입 가운데 일부를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고 비자금으로 조성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자 ‘파벌 해체 방침’을 잇따라 선언한 바 있다. 기시다파도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12월 ‘기시다파 탈퇴’를 선언한 뒤, 올해 1월 최종 해산을 결정했다.

흔히 기시다파로 불리는 ‘고치카이’는 1957년 이케다 하야토 전 총리가 창설했다. 명칭은 파벌 창설 당시 이케다 전 총리가 스승으로 모셨던 양명학자 야스오카 마사히로가 중국 후한의 학자 마융의 “높은 언덕에 누워 넓은 연못(宏池)에 임한다”는 문장에서 이름을 따왔다.

‘스스로 깨닫는 바가 있어 움직임 없이 여유로운 모습’이라는 뜻으로 정치인이 이런 자세를 배워야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벌 이름에 담긴 이념 때문인지 고치카이에는 차분한 의원들이 많다 ”며 현재 기시다 총리와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파벌 내 대표적 인물로 꼽은 적이 있다.

자민당 6개 파벌 가운데 가장 오래된 파벌이며 경제 중심주의 노선을 택하는 자민당 보수 본류 파벌로 흔히 평가된다. ‘소득 배증 계획’으로 유명한 이케다 전 총리를 비롯해 오히라 마사요시, 스즈키 젠코, 미야자와 기이치에 이어 기시다 현 총리까지 모두 5명의 총리를 배출했다. 안보를 중시하는 매파 성향의 아베파(세이와정책연구회)는 보수 방류로 분류된다.

하지만, 기시다파도 자민당 파벌 비자금 조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67년 긴 역사의 막을 내리게 됐다. 기시다파에 남은 자금은 자민당 본부에 내놓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애초 일본 적십자사 기부하는 방안 등이 검토했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야마파와 기시다파와 함께 파벌 해체를 선언했던 다른 3개 파벌도 해산 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사무실과 자금 처리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모테기파’를 이끌어온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업무가 처리되는 대로 공식 해산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시코카이)만이 파벌 유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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