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발의…野 비토권도 담겨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2024. 9. 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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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이 3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최초 제안했던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을 공동 발의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도 법안 제출 직후 "한 대표가 국민들께 공언한 대로 '제3자, 대법원장 추천(안을 발의)하면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이행하라는 강력한 촉구를 담은 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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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야5당이 공동발의한 순직해병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2024.9.3.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이 3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최초 제안했던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을 공동 발의했다. 대법원장이 특별검사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비교섭단체 등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해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방식이다. 대법원장 추천 후보가 부적합할 경우 국회의장에게 비토(재추천 요구)하는 권한도 담겼다. 제3자 추천안을 먼저 제안한 한 대표에 대한 압박 취지가 크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이날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진보당 윤종오 의원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채 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회 의안과에 법안을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 대법원장, 즉 제3자 (특검) 추천안을 민주당이 수용하고, 대법원장 추천이 부적절하다면 민주당이 재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넣었다”면서 “민주당 안과 제3자 안을 적절히 조화시켰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도 법안 제출 직후 “한 대표가 국민들께 공언한 대로 ‘제3자, 대법원장 추천(안을 발의)하면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이행하라는 강력한 촉구를 담은 법”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한 대표를 향해 “여당 대표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자리인지를 인식했으면 좋겠다”며 “본인이 약속한 내용을 야당이 담아서 발의한 것도 도망간다면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에 발의한 법안에선 수사 기간과 인력이 늘어난다. 언론 브리핑 조항을 비롯해 특검 권한과 수사대상 범위 등은 민주당이 발의한 이전 법안과 유사하다. 민주당은 올 5월 발의한 두 번째 특검법에서 수사 대상을 대통령실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확대하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의혹을 포함시킨 바 있다. 지난달 8일 발의한 세 번째 법안에선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에 포함했고,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사건도 추가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해당 조항들이 독소 조항이라며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이번 특검법안을 고리로 한 대표를 비롯한 여당을 강하게 압박하려는 모습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제3자 추천안을 포함해 한 대표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한 대표는) 추가 조건만 갖다 붙일 뿐 아직까지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이 여권 분열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에도 부정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제3자 추천 특검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될 경우 수용 여부’를 묻는 말에 “채 상병 특검 관련 청문회에서 외압의 실체가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이 아닌가. 수사가 잘되고 있다”고 답했다. 올 5월 기자회견 당시 “수사가 미흡하면 특검 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3개월여 만에 “수사가 잘되고 있다”로 입장이 변한 것이다.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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