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남지읍 농지에 퇴비사 건립 추진하자 주민들 거센 반발

(창녕=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경남 창녕군의 한 농지에 가축분뇨 등을 썩혀 만든 거름을 보관하는 시설인 퇴비사 건립이 추진되자 주민 반발이 거세다.

3일 창녕군에 따르면 남지읍 수개마을에 퇴비사 건립을 추진한 건축주인 농민은 2020년 10월 21일 창녕군계획위원회로부터 주변 농지 피해 최소화 등을 포함한 조건부 심의를 통과해 퇴비사 설립을 허가받았다.

이후 군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같은해 12월 31일 건축 신고필증(가축분뇨배출시설허가 등)을 퇴비사 건축주에게 내줬고, 건축주는 이듬해인 2021년 1월 14일 착공신고서를 군에 제출했다.

하지만 건축주는 주민 반발 등 이유로 3년 넘게 공사를 하지 않다가 지난달부터 퇴비사 건립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개마을 농민들은 '주거환경 무시하며 퇴비사 허가하는 군청은 각성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지난달 23일부터 군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군청 홈페이지 '군수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퇴비사 건립 허가는 악취 등 주민 고통을 배제한 결정"이라며 해결책을 촉구하는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퇴직 후 4자매와 함께 수개마을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는 한 주민은 게시판에 "2021년 당시 퇴비사를 추진하던 업자가 퇴비사를 짓지 않기로 주민들 앞에서 구두 약속을 했는데 지난달부터 포크레인이 들어와 작업이 시작됐다"며 "이에 대해 군청에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답변해 참담한 심정이다"라는 내용을 올렸다.

또 "혐오시설 없는 곳을 찾는다고 5년 동안 돌고 돌아 창녕에 터를 잡아 잘살고 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지금 시작하는 퇴비사 공사를 막지 못하면 모두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게시글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창녕군은 "건축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르면 인근 주민 반대 민원이 있다는 사유로 퇴비사 불허가(반려) 처분하는 것은 위법한 행정 처분이다"며 "건축신고 취소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악취 예방을 위해 미생물을 사용하거나, 악취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건물 외부 차단 등 조처를 한다"며 "이런 사항을 주민에게 알리고 중재를 하려 해도 잘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남 창녕군 남지읍 전경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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