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기강해이 심각 수준…5년간 징계받은 직원 107명"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 관세청 자료 분석
107명 중 절반이 넘는 56%가 경징계 처분
"음주 후 귀가 중 지하철서 강제 추행 등"

관세청이 입주한 정부대전청사 전경. 연합뉴스

최근 5년간 직무 태만과 품위 손상, 음주운전 등으로 징계를 받은 관세청 직원이 107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1%에 해당하는 12명은 금품·향응 수수로 징계를 받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이 3일 공개한 관세청 자료를 보면 관세청에서 징계를 받은 직원은 ▷2020년 17명 ▷2021년 40명 ▷2022년 26명 ▷2023년 19명 ▷올해 상반기 5명 등 총 107명으로 파악됐다.

비위 유형별로는 직무 태만이 2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품위손상 17건, 음주운전 13건, 금품·향응수수 12건, 성비위 11건, 근무지 무단이탈 5건 등 순이었다.

징계 양형은 가장 가벼운 처분인 견책이 21건으로 가장 많았다. 감봉은 39건이었다. 징계 인원(107명)의 절반이 넘는 56%가 경징계 처분을 받은 셈이다.

앞서 관세청은 2021년 11월 인천공항국제우편세관 직원의 근무태만으로 안일한 공직기강이 도마 위에 오르자 뼈를 깎는 자정 노력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 결과 징계 직원 수는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기강해이가 심각하다는 게 박 의원의 지적이다.

박성훈 의원실 제공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인천세관 서기관이 청탁을 받고 금품을 요구, 3회에 걸쳐 1억3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파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같은 시기에 마약탐지 업무 담당자 3명이 근무 중 휴대전화를 보는 등 근무 태만으로 징계를 받았다. 인천공항세관 직원은 장애인전용주차표지 위조 및 부정행사로 불구속공판 처분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목포세관에서는 근무지를 수십여 차례 이탈하고 허위 출장과 보고를 한 일로 2명이 징계를 받기도 했다.

올해는 총 3건의 성비위가 발생했는데, 직원 중 한 명은 음주 후 귀가 중 지하철 승강장에서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끄는 등 강제 추행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박 의원은 “관세청은 훼손된 국민 신뢰 회복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쇄신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면서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이 원점으로 돌아온 것은 아닌지 공직기강 확립의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기관의 징계 양형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