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신재생 1위' SK E&S, '원전 1기급' 1GW 공급 눈앞
발전사업 노하우 덕 점유율 77%
SK이노 합병으로 잠재수요 확보
배터리기술 접목···ESS 업그레이드
그린 포트폴리오 시너지 제고 기대
SK(034730) E&S가 재생에너지 직접구매계약(PPA)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1기가와트(GW) 공급 달성을 눈 앞에 뒀다. 1GW는 원자력 발전소 1기의 전력 용량에 맞먹는 수준으로 업계 최대 규모다. SK E&S는 장기간 발전 사업으로 축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공급 사업에도 뛰어들며 그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과 합병을 계기로 잠재적 수요처 확보는 물론 신사업 추진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 E&S는 연말까지 누적 1GW 이상의 재생에너지 직접 PPA를 체결할 예정이다. 2022년 3월 아모레퍼시픽과 첫 계약을 맺은데 이어 SK스페셜티, 한국 바스프, LG이노텍 등 25개 이상의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며 누적 공급 계약 규모는 2023년 439.55MW에서 올해 2분기 837MW로 늘어났다.
SK E&S는 2021년 정부가 재생에너지에 한해 한국전력공사 중개 없이 발전소와 기업 간 전력 거래가 가능하도록 직접 PPA를 허용하자 에너지 발전을 넘어 공급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SK E&S는 지난해 말 기준 약 4.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국내 최대 민간 재생에너지 기업이다. 독보적인 발전 용량에 오랜 기간 발전 사업을 영위하며 축적한 송·배전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다. 그 결과 SK E&S는 국내 직접 PPA 시장 점유율 77%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직접 PPA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성장 가능성도 크다. 산업조사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RE100(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 가입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평균 8%로 36개 국가 중 최하위인 32위를 기록했다.
RE100 참여 기업은 2030년까지 60%, 2040년까지 90% 이상의 실적 달성을 권고 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충족 요구가 거세지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은 서둘러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직접 PPA만큼 효율적인 수단이 없는 상황이라 SK E&S의 계약 규모도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합병으로 계열사를 활용한 새로운 수요처 확보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계열사 8곳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3%에 그쳤다. RE100에 가입한 SKIET만 24.2%를 기록했고 SK이노베이션과 SK온, SK지오센트릭 등 6곳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제로(0)였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SK E&S의 잠재적 고객으로 보고 있다. 특히 SK온은 기존 전력 사용을 2030년까지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헝가리 공장을 시작으로 한국,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전 사업장에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태원 SK 회장은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감축량의 1%인 2억 톤을 SK그룹이 감축하겠다고 공언했다"며 "SK이노베이션이 배출하는 탄소량이 상당한 만큼 이번 합병을 계기로 SK E&S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탈탄소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SK E&S의 에너지솔루션 사업도 더욱 확장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SK E&S의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을 통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하는 발전모델 개발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SS를 활용하면 안정적인 전력 생산과 저장, 이용이 가능해져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 해결은 물론 수익성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전국 각지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사업장에 재생에너지와 ESS 등 분산된 소규모 발전자원을 통합된 네트워크로 연결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VPP사업 확장도 가능하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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