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ERA 0.73' 34세 필승조 부활! FA로이드면 어떠랴. 롯데의 가을야구가 가까워진다 [SC피플]

김영록 2024. 9. 3. 13: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생애 최악의 한해가 될 수도 있었다.

올해 만약 5년 연속 20홀드에 성공했다면, 안지만(전 삼성 라이온즈·4년 연속)을 넘어 KBO리그 역대 최초 기록을 쓸 수도 있었다.

두 선수가 살아나면서 불펜이 안정을 찾았고, 롯데는 8월 한달간 14승8패의 상승세를 타며 다시 한번 5강권에 바짝 다가섰다.

최악의 한해가 될 뻔했던 올해를 최고의 한해로 바꿔놓을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9회 마운드에 올라 투구하고 있는 롯데 구승민.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8.01/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 키움의 경기, 5회말 무사 1,2루 롯데 구승민이 키움 고영우의 땅볼을 병살로 막아낸 3루수 정훈의 수비에 환호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6.23/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7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롯데 구승민, 손성빈 배터리가 기뻐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7.10/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생애 최악의 한해가 될 수도 있었다. 뒤늦게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 수만 있다면, 선수의 가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34)은 올시즌이 끝난 뒤 FA가 된다.

4년 연속 20홀드로 롯데 구단의 새 역사를 쓴 그다. 올해 만약 5년 연속 20홀드에 성공했다면, 안지만(전 삼성 라이온즈·4년 연속)을 넘어 KBO리그 역대 최초 기록을 쓸 수도 있었다.

그 부담감 때문일까. 시즌 스타트는 최악이었다. 3~4월 9경기에 등판했지만, 5⅓이닝에 그쳤다. 4월까지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21.94였다.

구승민의 부진은 '명장' 김태형 감독의 부임과 함께 희망차게 시작한 시즌도 흔들어 놓았다.

3월 1승6패, 4월 7승15패1무의 참담한 성적표가 뒤따랐다. 중요한 순간마다 믿고 내보낸 필승조가 무너지기를 거듭한 결과다. 사령탑도 "구위도 괜찮고 커맨드도 큰 문제 없는 것 같은데…"라며 머리를 싸맬 정도였다.

하지만 구승민은 이후 조금씩 자신의 위치를 되찾았다. 전반기와 후반기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다. 전반기엔 피홈런 5개,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949라는 믿을 수 없는 기록의 연속이었다. 추격조도 불안할 지경이었다.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 롯데가 7대4로 승리한 가운데 마무리 김원중이 정보근 포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31/

후반기에는 우선 피홈런이 하나도 없다. 리그 최고의 필승조 중 한명으로 꼽히던 직구와 포크볼의 구위를 되찾았다. 특히 8월에는 12경기 12⅓이닝을 소화하며 월간 평균자책점 0.73의 짠물투를 펼쳤다. 자책점은 단 1점 뿐이다.

구승민과 '구원 듀오'로 호흡을 맞춰온 김원중 역시 8월 평균자책점 1.04로 호투했다. 두 선수가 살아나면서 불펜이 안정을 찾았고, 롯데는 8월 한달간 14승8패의 상승세를 타며 다시 한번 5강권에 바짝 다가섰다. 삼성(17승7패)의 뒤를 이어 월간 성적 2위다. 지난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승리로 7위까지 올라섰다. 5강 마지노선인 KT 위즈에도 2경기 반 차이로 다가섰다.

롯데는 메이저리거 이대호의 컴백 시즌이었던 2017년 이후 7년만의 가을야구에 도전 중이다. '로이스터+양승호 시대(2008~2012년)' 이후 11년간 단 1번밖에 가지 못한 포스트시즌, 그래서 구승민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무대다. 구승민은 2014년에 입단했고, 2017년에는 군복무중이었다.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 구승민이 투구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31/

반즈-윌커슨-레이예스로 이어지는 외국인 선수 라인업은 최근 몇년새 최고다. 어느 팀과 견줘도 꿀리지 않는다. 여기에 명장의 지휘 하에 나승엽 고승민 윤동희 등 젊은 타자들도 한꺼번에 터졌다. 잘 던지던 김진욱이 다소 흔들리고 있지만, 신인 정현수가 그 상실감을 채워주고 있다.

구승민만 사령탑의 신뢰에 보답해준다면, 생애 첫 가을야구는 꿈이 아니다. 최악의 한해가 될 뻔했던 올해를 최고의 한해로 바꿔놓을 수 있다. 큰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올시즌 감점된 평가도 회복할 수 있다. 바로 지금이 '예비 FA'의 존재감을 보여줄 때다.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 롯데가 7대4로 승리하며 김태형 감독이 프로 통산 700승을 거뒀다. 꽃다발 축하를 받은 김 감독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31/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