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경기 침체기에도 내 자산을 지키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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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경 삼성증권 랩운용팀장
올해 주식시장은 상반기와 하반기 분위기가 상이하다. 상반기에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부진한 경제지표 및 금리인하를 긍정적 신호로 여기고 “Bad is Good”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7월 중순이후 시장의 관심은 인플레이션에서 경기침체여부로 옮겨졌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저조한 수치를 기록하고 주식시장이 급등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주요국 정부 또한 경기 침체(Recession)의 현실화에 사전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금리인하 등 경기 부양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더 이상 “Bad is Good”으로 여기는 시기가 아닌 듯하다
개인 투자자도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는지, 현재 우리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 판단하고 포트폴리오를 결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1990년대 이후 경기침체 기간 자산별 최대 손실폭을 살펴보면(차트1) 경기침체 이후 주식자산의 최대손실폭이 가장 컸다. 2009년 2월에 미국주식의 최대 손실폭(MDD)은 -52.6%를 기록하였다. 동기간 금 또는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자산군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차트1] 주요 자산의 최대손실폭(1990년대~현재)
(출처: 블룸버그, 삼성증권)
※ 미국주식(S&P500 지수), 금(필라델피아 금현물 지수), 글로벌채권(블룸버그 채권지수)
경기침체에 대한 판단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경기침체 시점에 주식 등 위험 자산을 과도하게 보유시 내 자산을 효과적으로 지키지 못할 수 있다.
경기침체(Recession)란 무엇인가?
(출처: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삼성증권)
경기침체는 사전적으로는 경기 순환의 여러 국면에서 경기가 하락하는 상태, 즉 경제 활동의 전반적인 감소로 나타나는 경제활동 위축을 뜻한다. 사실상 유일하게 경기침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전미경제연구소(이하 NBER)에 따르면 '경제 전반에 대해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제 활동의 상당한 감소'가 확인되는 시기를 경기 침체로 정의한다. NBER에서는 경기 판단을 위해 고용, 소득, 지출, 산업 생산 등 월간 실물지표들과 실질 GDP, GDI 등 분기별 지표를 관찰한다. 과거 사례로 보면 8가지 지표 중 절반 이상이 역성장시 경기 침체기로 볼 수 있다.
지금은 고용지표외에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
현재는 경기침체 정의에 참고하는 대부분 경제지표가 횡보하거나 상승을 지속하고 있어 경기침체로 선언되지 않고 있다. 유일하게 고용 지표만 부정적이다.
NBER은 충분한 데이터가 모이고 수정할 필요없이 명확해진 이후에나 경기 침체의 시작점 또는 종료점을 선포한다. 이렇게 후행적으로 발표되는 NBER의 경기침체 선언은 경기침체를 대비하여 자산을 지키고 수익을 확대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기 힘들다. 1980년대부터 6개 기간에서 경기 침체는 평균 10개월이 지속되었고, 침체 시작 시점부터 선언까지 평균 7개월, 침체 종료 후 종료 선언까지는 평균 15개월이 소요되었다.
한편, 선행지표로 참고할 수 있는 경기침체 예측 지표에서는 위험신호가 관찰되고 있다. 컨퍼런스보드의 경기 선행지수는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샴의 법칙(Sahm Rule)을 거론하며 경기 침체가 이미 시작됐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미국 국채의 10년물과 2년물의 장단기 금리 역전은 역대 최장 기간(25개월) 지속되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으나, 경기를 반영하는 장기금리(10년물)가 단기금리(2년물)보다 낮아지면 이를 경기침체의 시작 신호로 보는 것이다. 다만, 과거 사례를 봐도 실제 경기침체의 시작시점은 시차가 있었다. 주로 장단기금리차가 다시 정상화된 이후에 경기침체가 시작됐으며, 그 시점은 보험적 성격의 금리인하가 단행된 시점과도 유사하였다.
경기침체가 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과거 사례들을 보았을 때 증시는 대부분 경기 침체 국면 초반기에 급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주식 시장은 경기에 선행하여 미래를 반영하는 특성때문에 경기침체 후반기에는 오히려 기회가 발생한다. 과거의 패턴이 이번에도 반복되리라는 법은 없다. 또한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미리 대응 전략을 준비한 후 빠르게 행동한다면 높은 승률을 보일 수 있다.
우선 지금은 강도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일정 수준의 경기침체를 앞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위험자산의 비중을 낮추고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미국의 채권을 기축통화인 달러로 매수하는 것은 전통적으로 안전자산 비중의 확대를 위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또한, 그간 저금리를 유지하며 가치가 낮았지만 최근 미일 금리차 축소로 반등하고 있는 엔화 또한 안전자산으로 취급된다. 또다른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주식자산 내에서도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주식,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성장주보다는 가치주나 배당주의 비중 확대가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또한, 경기침체 후반기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가치를 미리 현재가격에 반영하는 주식자산의 특성상 경기침체가 끝나기 전에(때로는 경기침체의 정점에) 시장은 높은 확률로 반등했다. 위험자산에 해당하는 주식 중에서도 신흥국 증시, 중소형주, 경기민감주의 성과가 시장을 아웃퍼폼 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최근 높아진 시장 변동성과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들로 인해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면, 그것 자체로 나의 자산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을 수 있다. 적극적으로 시장을 지켜보는 것과 동시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후일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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