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걷기 실천율 41.1% 최하위·비만율 36.1% 1위

임성준 2024. 9. 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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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사람 중심 보행환경 조성 잰걸음…28일 ‘차없는 거리’ 걷는다
연북로 왕복 4㎞ 6차선 중 5개 차선 통제

걷기 실천율 최하위권, 비만율 전국 1위인 제주도가 사람 중심 보행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28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제주시 연북로 일부 구간에서 차없는 거리 걷기 ‘걷는 즐거움, 숨쉬는 제주!’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연북로 제주문학관에서 메가박스에 이르는 2㎞ 구간(왕복 4㎞)에서 진행한다. 행사 구간의 왕복 6차선 도로 중 5개 차선을 전면 통제하고, 1개 차선은 긴급 상황에 대비해 비상 차량 전용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지난 2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9월 소통과 공감의 날’. 제주도 제공
이를 통해 도로가 자동차만의 전유물이 아닌 보행자,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 이용자 등 모든 도민이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자는 취지다.

제주도민의 주요 건강지표인 걷기 실천율과 비만율이 전국 최하위권인 점을 고려해 걷기행사 도로를 통제해 도민들의 건강지표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제주 걷기 실천율과 건강생활 실천율은 각각 41.1%, 29.2%로 각각 전국 시·도 중 16위다.

반면 비만율은 36.1%로 전국 1위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전국 평균 걷기 실천율은 47.4%(서울 64.3%), 건강생활 실천율 35.2%, 비만율 33.2%다.

이번 걷기 행사의 모티브가 된 콜롬비아 보고타시의 ‘시클로비아’ 프로그램은 전 세계적으로 도시 교통문제 해결과 시민 건강증진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127.98㎞·14개 구간을 시민에게 매주 일요일(공휴일)마다 내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자전거와 걷기로 도심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이 보다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 당일에는 범도민 걷기실천 서약식이 열린다.

이 서약서는 지난 도민 원탁회의에서 도출된 사항으로, 선언문에는 △건강은 건강할 때 나부터 △가족·지인들과 함께 걷는 즐거움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직장, 단체, 지역사회의 걷기활동에 적극 동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더불어 ‘일상적 발걸음에 나눔을 더하다’라는 걷기기부 캠페인 업무협약도 이뤄진다.

걷기기부 캠페인은 도민들의 걸음 수를 기부금으로 연계하는 것으로, 걷기행사를 기점으로 11월까지 2개월 동안 도민 10억 걸음 달성 시 1억원의 기부금이 조성된다.

도내 10개 기관(기업)이 참여하며 도민 1걸음에 0.1원 기부금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모바일앱(워크온)을 통해 이뤄진다. 적립금 1억원은 참여기관에서 기부기관을 선정해 연말에 전달할 계획이다.

자전거타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열린다.

행사 구간에서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도록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 타기, 건강체험, 저탄소·친환경체험, 플리마켓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한다.

참가를 원하는 도민은 25일까지 제주도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28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차없는 거리 걷기 행사가 열리는 제주시 연북로 구간.
◆오영훈 지사 “자동차 중심 도로정책 탈피…걷기 실천”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사람 중심 보행환경 조성과 탄소중립 달성, 에너지 대전환 정책의 하나로 ‘걷기의 일상화’를 강조했다.

오 지사는 전날 열린 ‘9월 소통과 공감의 날’에서 “자동차 중심의 도로 정책으로는 제주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이 행사가 2035 탄소중립 제주 비전 달성과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기반으로 하는 제주 지속가능발전 기본전략 실현, 15분 도시 추진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지역 등록차량은 70만대에 달한다. 오 지사는 “불편을 감수하고 함께 공유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걷기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오 지사는 “도로를 통제하고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논란을 동력으로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15분 도시와 탄소중립 정책의 전면적 확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계기로, 차 없는 거리 행사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며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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