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의사 성폭력·살해' 발칵 뒤집힌 인도…미투 불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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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한 국립병원에서 여성 수련의(인턴)가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사건으로 촉발된 항의 시위가 한 달 가까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성폭력 피해를 겪고도 침묵해 왔던 인도 여성 의사들도 피해 사실을 고백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각) 영국 인디펜던트는 '인도의 여성 의사들이 마침내 미투 순간을 맞았다'는 기사 제목으로 인도 현지 여성 의사 12명이 공개한 자신들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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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인도의 한 국립병원에서 여성 수련의(인턴)가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사건으로 촉발된 항의 시위가 한 달 가까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성폭력 피해를 겪고도 침묵해 왔던 인도 여성 의사들도 피해 사실을 고백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각) 영국 인디펜던트는 '인도의 여성 의사들이 마침내 미투 순간을 맞았다'는 기사 제목으로 인도 현지 여성 의사 12명이 공개한 자신들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보도했다.
성범죄 피해자의 이름은 물론 그 신원을 알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공개할 수 없는 인도 현행법에 따라 피해자들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됐다.
보도에서 여성 의사들은 전공의(레지던트), 전문의, 전임의(펠로)로 이어지는 의사들의 도제식 수련 제도 속에서 사실상 침묵을 강요당해왔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인디펜던트는 "당신의 다음 월급이 소유주로부터 나온다면, 그것은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라며 성폭력 문제가 공론화될 경우 피해자를 평가하는, 사실상 상대적인 갑의 위치에 있는 가해자가 얼마든지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30대 여성 의사 라바냐 비스와스는 2017년 인도 벨로레의 한 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한 선임 의사의 성적 접근을 거부하자 자신을 향한 신체적 폭행이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당시 일을 고발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는 그는 "(고발해봤자) 곤란해지는 것 나였을 것"이라며 "내 경력을 망쳐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 곳은 모든 일을 묻어두고 쉬쉬하는 문화였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여성 의사 에일린 소자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州)의 한 사립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25세 때 처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응급실과 같은 공개적인 환자 진료소에서 선임 의사가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모욕감을 느꼈고 혼란스러웠다. 나의 어떤 행동이 그의 이런 짓을 부추겼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인도 여성 의사들은 지난달 9일 동부 서벵골주 주도 콜카타의 RG카르국립대 병원에서 한 여성 수련의가 성폭행 당하고 살해된 사건 이후 대규모 시위가 인도 전역에서 이어지자 용기를 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BBC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피해자인 여성 수련의는 8일 36시간 연속 근무를 마친 뒤 병원 세미나실에서 쪽잠을 자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신 발견 당시 옷이 반쯤 벗겨져 있었고, 전신에서 출혈 흔적과 손상, 일부 성적 고문 흔적이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또한 피해 여성이 인도 카스트 중하위 계급 출신으로, 가난한 부모의 외동딸로 태어나 가정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의사가 됐다는 사실까지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나 사건 이후 병원과 경찰·주정부 등이 사건을 은폐·축소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인도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실제 수련의 시신 발견 직후 병원장이었던 샌딥 고쉬 교수는 경찰에 즉시 신고하지 않고 시간을 끈 것으로 밝혀졌고, 경찰은 수사 초기 피해자 유족에게 "자살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건을 무마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수사를 통해 용의자는 이 병원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던 33세 남성 산제이 로이의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이 난 상태다.
그러나 콜카타 고등법원은 각종 의혹이 증폭됨에 따라 사건 관할을 콜카타 경찰에서 중앙수사국(CBI)로 이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y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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