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계엄령' 연일 공방…"카더라식 의혹 제기·망상"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나"
배준영 "민주 계엄령 공세, 불체포특권 폐지 대비 빌드업"
정성호 "윤 발언 12·12 떠올리게 해…의심할 수밖에 없어"
윤건영 "계엄·독도밀약설 돌아…윤 정부 행태 보고 느끼는 것"
[서울=뉴시스] 김지은 이재우 하지현 기자 = 여야가 윤석열 정부의 계엄 준비 의혹을 놓고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국방·안보라인 교체 등을 문제 삼으며 계엄령 선포 가능성이 있다고 거듭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근거도 없고 현실성도 없고 오로지 상상에 기반한 괴담 선동"이라고 반박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계엄령 선동 발언을 던지자 어제는 여러 민주당 국회의원이 일제히 거들며 선동에 가담했는데 한 명도 제대로 된 근거를 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괴담 선동에 목매는 이유는 결국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이 보여준 일관된 목표인 개딸(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 결집,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방탄, 대통령 탄핵 정국 조성을 위한 선동 정치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파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괴담 선동으로 나라를 뒤흔드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민주당식 괴담 정치를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재명 대표는 물론 김병주·천준호·부승찬 의원 등의 계엄령 관련 발언을 열거한 뒤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빌드업이다. 아무리 들어도 납득되지 않은 참으로 비상식적인 정치공세"라며 "과거 청담동 술자리 의혹처럼 거대 야당의 반복되는 카더라식 의혹 제기에 모든 국민께서 도대체 이게 뭐지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민생 현안 해결은 뒷전이고 오직 이상한 얘기 덮어 씌우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민주당에 단호히 말씀드린다"며 "드라마나 영화에 나올법한 상상속의 얘기에서 제발 빠져나오기를 바란다. 이상한 얘기, 정치공세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다"고 짚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도 "우리나라 비상계엄은 1980년이 마지막이다. 민주당은 우리 국민의 민주성과 자주성을 폄훼하고 우리나라 역사를 45년 넘게 뒤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며 "6월 항쟁, 민주화 운동으로 지금의 민주헌법을 만들고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낸 대한민국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국민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배 수석부대표는 "OECD 국가 중 지난 2차대전 이후 계엄을 선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계엄은 무려 절반의 국회의원이 체포나 구금을 당해야 성립된다"며 "현대사회에서 정부가 국회의원 절반을 체포하고 구금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나"고 물었다.
이어 "결국 모든 건 민주당이 주장하는 '탄핵 국면에 대비하기 위한 계엄령 빌드업'이 아닌 '불체포특권 폐지에 대비한 민주당의 빌드업'이다"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이 진정 계엄을 걱정한다면 계엄 상황이나 마찬가지인 우리 국회부터 정상화해달라"고 했다.
최형두 의원은 "이승만 대통령이 독도를 지켰다. 2차대전 이후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우리 영토로 지켰다. 계엄령을 꿈도 못 꾸게 한 사람이 김영삼 대통령이었다"며 "우리 당 DNA야말로 독도를 지키고 계엄령을 막는 것이다. 요즘 이재명 대표가 망상에 시달리는 것 같은 데 속히 꿈에서 깨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친명(친이재명) 지도부에 이어 중진·다선 의원들도 윤 정권의 '비상식'을 부각하며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친명 좌장 격인 5선의 정성호 의원은 이날 계엄령 선포 가능성에 대해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정권을 향해 독재 정권 프레임을 걸었다.
정 의원은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지난 8.15 경축사 때 반국가 세력이 있다고 말씀하셨고, 최근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국회와 관련)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다, 이걸 이젠 끝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끝내는 주체는 국회인데 대통령은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를 참모들과 의논하고 있다고 했다"며 "무슨 얘기겠나. 당연히 의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야 대립하는 관계가 처음이 아닌데 이걸 굉장히 처음 보는 상황이라고 얘기했다. 본인이 고등학교 다닐 때, 대학 다닐 때 그다음에 12·12도 있었고 여러 가지 쿠데타도 있었다"며 "지금 이 상황이 그때보다 더 나쁘다는 거 아니겠느냐"고 보탰다.
그러자 진행자는 "발언을 종합해 봤을 때 이 상황을 어떻게 끝낼지 고민한다는 게 마치 12·12를 떠올리게 한다는 말이냐"고 물었고 정 의원은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신원식 장관(현 국가안보실장) 같은 분들이 얼마나 강경한 분들인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같은 경우에도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은 분"이라며 "계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있냐 없냐가 아니라 그런 사고를 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정치인들이 이런 정도의 얘기를 왜 못하냐"며 "본인들이 아니고 (계엄) 준비가 안 돼 있다면 계엄할 의지도 없고 그럴 상황도 아니라고 얘기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근거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제보도 받고 있다고 하는데 대개 그런 상상력 아니겠나"며 "그걸 갖고서 이 문제를 자꾸 확대시키는 것 그 자체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재선의 윤건영 의원은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윤석열 정부가 워낙 기상천외한 일을 많이 하니까 지도부도 여러 걱정을 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윤 의원은 "최근 독도를 한일 정부가 나눠서 하자라는 식의 일종의 밀약이 있는 것 아니냐는 독도밀약설도 돌지 않았느냐"며 "그런 밀약이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지만 시중에 그런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돌아다녔다. 원인이 어디 있는지를 봐야 된다"고 짚었다.
그는 "계엄령이나 독도밀약설이나 윤석열 정부가 하는 행태를 보고 국민들이 느끼는 것"이라며 "과거 박근혜 정부 때 쿠데타를 계획했던 사실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ironn108@newsis.com,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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