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조파괴" vs "美고통 해리스 탓"…노동절 구애 '격돌'(종합)

조준형 2024. 9. 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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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바이든과 러스트벨트 동반출격…트럼프 이어 "US스틸 매각 반대" 가세
트럼프, SNS통해 재임 중 무역협상 자랑하고 현 정부下 물가상승 비판
해리스와 트럼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강병철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양당 대선 후보들이 미국의 노동절인 2일(현지시간) 앞다퉈 노동자 표심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승패를 좌우할 '러스트벨트'(rust belt·오대호 인근의 쇠락한 공업지대)에서 노동자 표심을 잡는데 주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유세에서 노동조합이 미국의 발전과 중산층 확대에 기여했다면서 "노조가 강해야 미국이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초과근무 수당 지급을 막고,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노동자 권익을 보호하는 연방기구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노조 파괴자를 임명했다고 비판하고서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모든 노동자가 조직할 자유가 있는 미래를 위해 싸운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는 '프로법'을 통과시키고 노조 파괴를 영원히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법(PRO Act)은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고용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노동자의 노조 설립을 더 원활하게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요람인 디트로이트는 과거에 제조업 덕분에 성장했으나 지금은 세계화의 경쟁에 버티지 못해 침체된 러스트벨트 지역에 속한다.

러스트벨트 지역에서도 특히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3개 주는 대선 승부를 결정할 경합주인데 노동조합에 소속된 유권자들이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원래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으나 2016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3개 주를 가져간 덕분에 대선에서 승리했고, 2020년 대선 때는 친(親)노조 성향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부 되찾아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시간에 이어 미국 철강산업의 중심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유세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에 반대를 천명하면서 US스틸이 미국 기업으로 계속 남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US스틸은 1901년 피츠버그에서 설립돼 미국이 경제·군사 면에서 세계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한 상징성 있는 제조업체다.

먼저 연설한 바이든 대통령이 "US스틸은 미국 회사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말하자, 해리스 부통령은 "US스틸은 미국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기업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 완전히 동의한다"고 가세했다.

11월 대선 최대 승부처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내 철강 등 분야 노동자 계층 유권자들의 표심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 1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우리는 (1기 재임기간에) 철강산업을 살려냈는데, US스틸이 일본에 팔린다니 끔찍한 이야기"라면서 "즉각 저지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2일 피츠버그에서 함께 유세하는 바이든-해리스 [로이터=연합뉴스]

또한 이 자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주 5일 노동', 급여 인상, 안전한 직장 환경 등 미국 근로자들이 누리는 것들과 관련해 "노조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억만장자와 대기업 감세, 저소득층 의료보험 혜택을 포함한 사회보장제도 감축 등에 나설 것이라면서 "우리는 뒤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역대 가장 노조친화적인 대통령"이라며 "월가가 미국을 만든 것이 아니라 중산층이 미국을 만들었고, 노조가 중산층을 만들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뒤를 이어 집권하면 연금을 포함한 사회보장 제도를 지켜낼 것이라고 지원사격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노동단체 관계자들을 만났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이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에서 "트럼프는 반(反)노조 구사대(스캡·scab)"라고 비판하는 광고판을 설치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스캡(scab)은 회사가 파업 중인 조합원을 대체하기 위해 고용한 비조합원 노동자를 뜻하며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이 재임 중에 공정한 무역 협상을 하고 노동자 지원 정책을 펼쳤다면서 노동자 표심을 공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 첫 임기 때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큰 성공을 이뤘다"면서 "내가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모든 노동자와 기업이 번영하고 아메리칸드림을 이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자신의 첫 임기 때 성과와 관련,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한 협상을 하고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통과시키고 기업과 노동자에게 번영을 위한 도구를 제공했다"면서 "우리는 직업 훈련 및 교육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경쟁자인 해리스 부통령을 거론하며 "우리는 노동자 덕분에 경제 강국이 됐으나 카멀라와 바이든은 모든 것을 후퇴(undone)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카멀라 해리스 '동지' 아래 모든 미국인은 이번 (노동절) 연휴 기간에 높은 기름값, 교통비 상승, 식료품 가격 폭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나약하고 실패한 리더십 아래 계속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8월30일 펜실베이니아 존스턴서 유세하는 트럼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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