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의약품 담는 운송용기 개발…소아암 치료제 수출길 '활짝'

이채린 기자 2024. 9. 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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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장거리 운반에 제약이 있었던 방사성 표지의약품 운송용기를 개발해 국내에 안정적으로 보관할 길을 열었을 뿐 아니라 해외 수출길도 활짝 열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조은하 동위원소연구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방사성 표지의약품인 '캐리엠아이비지(131I)주사액'의 수출을 위한 '초저온 운송용기'를 개발해 북미(미국), 유럽(폴란드), 아시아(일본·인도) 3개 대륙으로의 운송 시험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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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연이 개발한 방사성 방사성 표지의약품 운송용기. 원자력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장거리 운반에 제약이 있었던 방사성 표지의약품 운송용기를 개발해 국내에 안정적으로 보관할 길을 열었을 뿐 아니라 해외 수출길도 활짝 열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조은하 동위원소연구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방사성 표지의약품인 ‘캐리엠아이비지(131I)주사액’의 수출을 위한 ‘초저온 운송용기’를 개발해 북미(미국), 유럽(폴란드), 아시아(일본·인도) 3개 대륙으로의 운송 시험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방사성 표지의약품이란 신경모세포종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보통 방사성동위원소와 체내 전달물질을 결합해 만들어진다. 현재 국내에서 많은 방사성 표지의약품이 개발되고 있지만 식약처 허가를 받아 실제 환자에게 사용하고 있는 치료제는 원자력연이 생산 중인 캐리엠아이비지 주사액이 유일하다. 

이 제품은 주사액의 분자 결합 구조상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해 유효기간이 짧아 장거리 운반이 어려웠다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60℃ 정도의 초저온에서 분자가 95% 이상 안정한 상태를 갖기 때문이다. 운송용기는 △방사선 차폐 △낙하 등 움직임 제어 완충 장치 △-60℃ 이하 초저온 상태라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기존 운송용기는 보냉 설계의 한계로 유효기간이 3일로 짧아 방사성 표지의약품을 국내에서만 유통할 수밖에 없었다. 조 연구원 연구팀에서는 운송용기의 단열재 성능을 향상시키고 완충 장치를 추가해 최대 6일까지 –60℃를 유지하는 용기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초저온 운송용기는 가로·세로·높이 50cm 규격의 용기로 초저온 환경을 구현하고 작은 충격에도 대비한 설계가 특징이다. 의약품이 들어가는 원통형 납 용기 주변으로 보냉용 단열재 박스를 배치했다. 그 후 납 용기와 박스 사이에 드라이아이스를 넣어 –60℃의 초저온 환경을 구현했다. 단열재 박스 외부는 다시 차폐재로 감싸 방사선을 차폐하고 차폐재 외부는 진공 단열재로 감싸 충격에 대비했다. 진공 단열재 외부는 단열재 박스로 한 번 더 감싸 보냉의 효과를 더욱 높였다.

기존 냉동 포장에 주로 사용하는 스티로폼인 PE(폴리에틸렌) 폼 대신 PP(폴리프로필렌) 폼을 단열재로 사용했다. PP 폼은 PE 폼에 비해 내열성이 높고 긁힘이나 파손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견고한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실제 운송용기를 이용해 미국, 폴란드, 일본, 인도에 운송하는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용기 내부 온도기록계를 통해 6일 동안 –60℃가 유지된 것을 확인하고 내용물 또한 모두 이상이 없었다.

이번 운송용기 개발과 안정적인 해외 운송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연구원에서 생산 중인 소아암 치료제 주사액의 해외 판로 개척도 기대된다.

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 캐리엠아이비지 주사액 대량생산 공정을 도입해 생산량을 약 2.5배 늘릴 계획이다. 이는 국내 신경모세포종 환자의 치료제 수요 충당은 물론 수출도 가능한 물량이다. 주사액 수출과 함께 운송용기만 필요로 하는 곳에는 운송용기만 따로 수출할 계획이다.

정영욱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이번 운송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연구원에서 생산하는 방사성 표지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라면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수행해 국민 건강에 기여하고 관련 산업의 발전에도 지속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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