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차별금지법 지금 형태론 반대…찬반 검토해 결론 낼 것”

박숙현 기자 2024. 9. 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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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후보자는 3일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면서, 인권위원장 취임 후 인권위 차원의 차별금지법 검토 추진 방침을 시사했다.

안 후보자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태까지 인권위가 큰 역할을 했다. 국가인권 신장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일정 부분 잘못된 것이 있다면 개혁돼야 한다"며 "인권위원장이 된다면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숙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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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 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
“차별금지법 제정, 공산주의 혁명 이용 우려 있어”
“1919년 건국의 시작이지만 건국의 완성은 이견 있어”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후보자가 3일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간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해온 기조에 대해서도 향후 인권위 차원에서 의견 수렴을 거쳐 수정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안 후보자의 차별금지법, ‘뉴라이트’ 역사관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하며 안 후보자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안 후보자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나, 반대하나’라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질의에 “저는 그 부분에 대해 지금 형태로는 반대한다”고 했다. 이어 “어떤 통계에 보면 최근에 (차별금지법을) 오히려 반대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봤다”고 했다. ‘수많은 국제인권기구는 한국 정부가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권고한다’는 신 의원 물음에는 “국제기구의 권고일 따름”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여태까지 인권위가 큰 역할을 했다. 국가인권 신장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일정 부분 잘못된 것이 있다면 개혁돼야 한다”며 “인권위원장이 된다면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숙고하겠다”고 했다. 이어 “찬성, 반대안을 같이 숙고하고 이것을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에 따라 충분히 논의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했다.

앞서 인권위는 2006년 7월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를 시작으로, 2020년 평등법(차별금지법)을 제안했고 지난 6월에는 22대 국회에 차별금지법 법제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차별금지법 제정 노력을 기울여왔다. 유엔 인권이사회도 지난해 1월 한국 정부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했다. 인권위가 제안한 차별금지법은 성별·장애·성적지향·출신국가·나이 등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다. 반면 안 후보자는 자신의 저서와 강연 등을 통해 차별금지법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자신의 저서 ‘왜 대한민국 헌법인가’에서는 “차별금지법은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이라며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항문암·A형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라고도 주장했다.

야당은 안 후보자의 개인적 신념과 인권위 기조가 배치된다며 인권위원장으로서의 적격성을 따져 물었다. 안 후보자의 ‘차별금지법’ 입장과 그간 인권위의 기조가 확연히 차이나면서 직무와 신념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후보자는 정교분리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며 “인권위원장이 요구받는 직무와 개인 신념이 부딪히면, 본인이 고사하는 게 맞다. 인권위원장으로서 권한을 행사할 때마다 저건 종교 신념인가, 직무에 충실한 것인가 국민들은 계속 질문할 수밖에 없다. (인권위원장직을) 고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자는 “과거 공직생활을 할 때 개인적 종교가 공직 업무의 객관성을 훼손시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자는 차별금지법이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도 고수했다.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공동체 해체의 원인이 돼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어지는 수단이 된다는 주장이다. 안 후보자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용될 수 있다 취지의 말을 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나”라는 신 의원 질문에 “우려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 의원이 “특정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동성애를 수단 삼아 공산주의 혁명의 교두보를 놓는다는 것이냐”고 재차 질의하자 “이용될 수 있다는 생각은 같다. 사람들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성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도 재차 밝혔다. 안 후보자는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항문암·에이(A)형 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이냐’는 부승찬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제가 가진 여러 자료에 통계가 있다”고 했다. 안 후보자는 또 “차별금지법에 의해 다수의 표현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며 “소수자 입장을 존중해야 하지만 이로 인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

야당은 안 후보자의 역사관도 추궁했다. 앞서 안 후보자는 자신의 저서에 건국 시점을 1948년으로 명시해 논란이 일었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후보자도 뉴라이트냐”고 묻자 안 후보자는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자는 대한민국 건국일에 대한 질의에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건국의 시작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건국의 완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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