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연설에 여론만 악화…"역대 최악의 안보 실패"

인질 가족들 "거짓과 왜곡으로 가득 차"
야당 "거짓말…역대 가장 실패한 정부"

[예루살렘=AP/뉴시스] 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국기와 인질 석방의 의미인 노란 깃발을 든 시위대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의 즉각적인 석방과 휴전 협정을 요구하면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에 인질 가족들은 "거짓말로 가득찼다"며 규탄했다. 2024.09.03.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개전 이래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에도 협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비판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인질 가족들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석방 의지가 전혀 없다고 규탄했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의 친지 등으로 구성된 인질 가족 포럼은 "거짓과 왜곡으로 가득 찬 연설"이라며 "인질들의 귀환을 지지하는 이스라엘 국민들은 더 이상 이 범죄적 과실에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인질들을 돌려보내기 위한 투쟁은 마지막 한 명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즉 산 사람은 재활을 위해, 죽은 사람은 적절한 장례를 치르기 위해 더욱 강화되고 증폭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예루살렘=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일(현지시각)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9.03.

정치권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와 마찰로 연정에서 탈퇴한 베니 간츠의 국가통합당은 성명을 발표해 인질 귀환이 이스라엘의 핵심 전쟁 목표 중 하나라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국가통합당은 "네타냐후는 오늘 북부 주민의 귀환이 전쟁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을 때 명백히 거짓말했다"며 "간츠가 (주민 귀환을) 전쟁 목표에 추가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을 거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수 성향의 야당 '이스라엘은 우리의 집' 지도자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네타냐후의 유산은 하마스 창시자와 (현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다른 테러리스트들을 석방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리베르만 전 장관은 "10월7일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심각한 안보 실패를 했다"며 "북부 주민들을 버리고 유대 민족 역사상 가장 실패한 정부로 대대로 기억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질 6명이 가자지구에서 주검으로 돌아온 데 "용서를 구한다"면서도, 전략적 요충지인 필라델피 회랑에서 결코 철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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