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시어가 우리말 운율 타고 춤출 때 희열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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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문학의 국내 최고 권위자 최종철(75) 연세대 명예교수가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을 번역해 출간했다.
1993년 '맥베스'로 셰익스피어 작품 번역을 시작한 지 약 30년 만이다.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3일 열린 '셰익스피어 전집'(민음사) 완간 기자간담회에서 최 명예교수는 "번역 과정에서 수많은 고통을 느꼈지만, 셰익스피어의 시행들이 우리말 운율을 타고 춤출 때 접한 희열에 끌려 여기까지 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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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10권 총 5824쪽 ‘大作’
“처음엔 대부분 산문만 번역
한국어 운문 번역은 첫 시도
우리 시의 기본 운율에 맞춰
희·비극 등 진수성찬 즐기길”
셰익스피어 문학의 국내 최고 권위자 최종철(75) 연세대 명예교수가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을 번역해 출간했다. 1993년 ‘맥베스’로 셰익스피어 작품 번역을 시작한 지 약 30년 만이다.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3일 열린 ‘셰익스피어 전집’(민음사) 완간 기자간담회에서 최 명예교수는 “번역 과정에서 수많은 고통을 느꼈지만, 셰익스피어의 시행들이 우리말 운율을 타고 춤출 때 접한 희열에 끌려 여기까지 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당시 최 명예교수의 번역은 근대 영문학 번역가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셰익스피어의 시와 소네트(유럽 정형시의 한 종류)는 물론이고 극 작품을 이루는 대사의 절반 이상이 운문으로 이뤄졌기에 이를 산문이 아닌 한국어 운문으로 번역하는 최초의 시도를 감행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 명예교수는 셰익스피어 극작에서 주로 나타나는 율격을 영어 강세로 분석해 ‘약강 오보격 무운시’로 규정하고 이를 우리 시의 기본 운율인 ‘삼사조’로 번역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약강 오보격 무운시’는 강세를 받지 않는 음절 뒤에 강세를 받는 음절이 따라오는 ‘약강’이 시 한 줄에 연속해서 다섯 번 등장하지만 각운은 맞추지 않는 시를 말한다.
최 명예교수는 “처음 맥베스 운문 번역을 했던 당시만 해도 소박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산문 번역 일색이던 한국 셰익스피어 학계와 그것을 셰익스피어의 대사를 전달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던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원작 대사의 음악성을 우리말로 살려 번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던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최 명예교수의 선구자적 번역 이후 운문 번역은 다른 연구자와 번역가에 의해 널리 시도되며 셰익스피어 문학 번역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그 역시 30년 동안 번역 작업에 매진했고 4대 비극을 포함한 비극 10편, 희극 13편, 역사극과 로맨스 외 15편, 시 3편, 소네트 154편 등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을 번역 수록한 전집을 10권, 총 5824쪽에 달하는 대작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출간은 올해 이뤄졌지만 그가 마지막 번역 작업을 마친 지난해는 셰익스피어 작품을 엮은 최초의 전집 ‘제1 이절판(The First Folio)’의 출간 400주년이었다. 최 명예교수는 “제1 이절판의 편집자들은 그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고 또 읽고, 또 읽으라’고 전했다”며 “나 또한 독자들이 읽고 또 읽어서 셰익스피어 문학이 주는 말과 감동적 이야기, 갖가지 인물의 진수성찬을 즐기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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