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 “올해가 마지막” 손흥민도 같은 신세? 30대 레전드 냉혹한 현실 [PL 와치]

김재민 2024. 9. 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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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재민 기자]

손흥민과 동갑내기 살라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날 것 같다고 말했다.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는 리버풀 역대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올라선 '전설'이다. 지난 2017년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살라는 첫 시즌부터 리그 32골을 몰아쳐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프리미어리그 통산 3회 득점왕과 1회 도움왕을 차지했고 올해의 선수(EPL, PFA, FWA 도합)만 5회를 수상했다. 프리미어리그 시대(1992년~)만 놓고 보면 살라가 구단 역대 최고의 공격수라는 주장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1992년생 살라도 어느덧 만 32세다. 살라와 리버풀의 계약기간은 1년 남았다. 그런데 재계약 소식이 잠잠하다. 이대로면 리버풀의 간판스타 살라가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으로 팀을 떠나게 된다.

리버풀 수뇌부는 30대 선수와의 장기 계약을 꺼린다. 리버풀 구단주인 '팬웨이 스포츠 그룹'은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구단주이기도 한데, 야구팀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구단 운영을 강조하며 에이징 커브가 우려되는 30대 선수의 가치를 낮게 보는 방식으로 유명했다. 이런 방식이면 나이가 찬 프랜차이즈 스타를 홀대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스피드를 주무기로 활용하는 측면 공격수는 에이징 커브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 편이다. 살라는 이번 시즌에도 리그 3경기 3골 3도움으로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지만, 윙어의 '에이징 커브'는 갑자기 찾아오기도 한다. 사실 최전성기와 비교하면 살라의 경기력은 분명 떨어진 상태다. 또 살라는 매년 이적시장마다 사우디아라비아 '오일 머니'의 타깃으로 지목되고 있다. 리버풀 수뇌부가 살라와의 재계약을 두고 고민할 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살라가 리버풀과의 재계약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살라는 9월 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가 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종료 후 인터뷰에서 "이번 여름을 잘보냈고 계속 긍정적이려고 노력한지 오래 됐다. 왜냐면 다들 알다시피 이 팀에서의 마지막 해이기 때문이다"며 "아무도 나와 대화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살라는 "단지 나는 즐기고 싶고 계약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나는 자유롭게 축구를 하고 있다고 느끼고 그 다음에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축구팬이라면 동갑내기 공격수 손흥민의 상황이 겹쳐질 수 밖에 없다. 손흥민도 토트넘과의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태다.

이미 여러 현지 매체에서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한 후 2025년 여름 매각을 준비할 수 있다는 추측을 쏟아냈다.

사업가 기질이 농후한 토트넘 수뇌부라면 손흥민의 전성기를 최대한 활용하고 내보내는 쪽을 택할 수 있다. 현재 계약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한 후 2025년 여름에 이적료를 받고 손흥민을 판매할 수 있다면 사업적으로는 최선이다.

내년이면 손흥민은 만 33세다. 장기 계약을 맺기에는 부담스러운 나이다. 또 토트넘이 재계약을 맺는다면 손흥민의 주급을 인상시켜야 하는데 이것도 토트넘 수뇌부가 꺼릴 만한 일이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재계약을 맺은 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위상이 더 높은 선수가 됐다. 또 케인이 떠난 후에는 팀의 간판스타이자 주장이 된 손흥민의 경기 외적인 가치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현재 손흥민의 주급 추정치 20만 파운드가 이미 팀 내 최고 주급이자 토트넘 구단의 주급 상한이라는 점이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3회 득점왕을 차지한 토트넘 역대 최고의 공격수 해리 케인조차 넘지 못한 제한선이다.

30대 선수가 재계약 시장에서 홀대받는 건 살라나 손흥민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빅클럽들은 30대 베테랑의 계약기간이나 주급을 '후려치는' 경우가 많았다. 데이터가 쌓이면서 '에이징 커브'에 대한 시선이 이전보다 더 냉혹해진 탓이다. 30대 선수가 '먹튀'로 전락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

특히 레알 마드리드는 세르히오 라모스,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 같은 '월드 클래스' 선수들에게도 다년 계약을 주지 않는 팀으로 유명하다. 21세기 최고의 수비수였던 라모스조차도 자유계약으로 팀을 떠난 바 있다.

물론 그런 레알 마드리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예외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016년 당시 32세였던 호날두와 5년 계약을 맺었다. 호날두는 2016년에도 발롱도르를 수상한 세계 최고의 선수였으니 가능한 일이다.

축구계도 낭만보다는 현실이 중요한 시대다. 화려했던 20대를 구단에 바친 '레전드'들도 계약 앞에서는 차가운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어쩌면 이번 시즌이 살라와 손흥민을 프리미어리그에서 보는 마지막 시즌일 수도 있다.(자료사진=모하메드 살라, 손흥민)

뉴스엔 김재민 jm@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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