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실적' 폭스바겐, 결국 공장 문 닫는다…사상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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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완성차업체 폭스바겐그룹이 87년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 폐쇄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7월 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 아우디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8 e트론 생산을 중단하고 이 모델을 만드는 벨기에 브뤼셀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 본사 공장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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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2만명 해고도 고려 중
ING "獨 경제정책에 대한 뒤늦은 경고 신호"
노조 "경영진과 격렬하게 싸울 것"
독일 완성차업체 폭스바겐그룹이 87년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 폐쇄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기차 수요 부진과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용 절감 조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공장 최소 2곳 폐쇄한다…사상 최초
2일(현지시간)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자동차 산업이 매우 어렵고 심각한 상황에 있다"며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블루메 CEO는 "경제 환경이 더욱 어려워졌고 새로운 경쟁자가 유럽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독일은 경쟁력 측면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스바겐이 포괄적인 구조조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공장 폐쇄도 이제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영진은 완성차 공장과 부품 공장을 각각 1곳씩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비용 절감 조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 아우디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8 e트론 생산을 중단하고 이 모델을 만드는 벨기에 브뤼셀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뤼셀 공장 근로자 3000명 중 90%를 감원한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그러나 독일 내 공장 폐쇄는 1939년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ING는 "이번 결정은 수년간의 경제 침체와 성장 없는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며 "독일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한 뒤늦은 경고 신호"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주가, 5년간 3분의 1 감소
미국 자동차 전문지 저스트오토에 따르면 유럽 완성차업체의 자동차 판매량은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5분의 1 가까이 감소했다. 전기차 수요 부진과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값싼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중단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르노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세 배 이상 높다. 분석가들은 이 세 유럽 완성차업체가 수익성이 없는 공장을 30개 이상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여기에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 본사 공장이 포함됐다.
폭스바겐 주가는 지난 5년 동안 3분의 1 가까이 하락해 주요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중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구조조정 소식에 이날 폭스바겐 주가는 1.2% 상승했다.
폭스바겐은 경영진은 2026년까지 100억유로(약 14조8000억원)로 책정한 비용 절감 목표를 40억∼50억 유로(약 5조9000억∼7조4000억원) 더 높일 계획이라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전했다.
일자리 2만개 사라지나…노조 '강력 반발'
폭스바겐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노동조합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며 투쟁을 예고했다. 독일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산업노조(IG메탈)는 "폭스바겐의 근간을 뒤흔들고 일자리와 지역사회에 막대한 위협을 가하는 무책임한 계획"이라며 "이 계획은 근시안적일 뿐만 아니라 극도로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다니엘라 카발로 노사협의회 의장은 "수익성과 고용 안정성이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는 수십 년간의 합의에 경영진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우리 일자리와 노동 현장, 단체협약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영진과) 격렬하게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매체 슈피겔은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으로 일자리 약 2만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폭스바겐은 직원을 약 68만명 고용하고 있다.
독일 경제부는 "폭스바겐 경영진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감원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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