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훈훈한 배터리···정현수 첫 승 직전 “오늘 공 진짜 좋았어” 격려한 손성빈
롯데 투수 정현수(23)는 지난달 30일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정현수의 곁에는 한 살 어린 선배이자 든든한 배터리 짝꿍인 포수 손성빈(22)이 있었다.
고교 졸업 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대학에 진학한 정현수는 지난해 열린 2024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대학리그 선수 중에서는 가장 빨리 호명됐다. 시작은 남들보다 늦었지만 차근차근 프로 세계에 적응해 나갔다. 첫 선발 등판이었던 6월23일 키움전에서 2.1이닝 1실점으로 출발한 정현수는 두 달 뒤 같은 팀을 상대로 5이닝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일궈냈다.
정현수는 직전 경기였던 8월24일 삼성전에서 3이닝 2볼넷 3실점으로 흔들리며 조기 강판당했다. 당시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정현수에 대해 “도망가는 투구를 한다”라고 꼬집었다. 사령탑의 조언을 마음에 새긴 정현수는 6일 만에 ‘공격적인 투구’를 장착해 마운드에 섰다. 정현수는 “(삼성전 이후)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내용을 봤다. 다음 등판까지 제구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연습했다”라고 말했다.
롯데의 안방마님 손성빈(22)은 정현수의 든든한 배터리 짝꿍이다. 손성빈은 2021시즌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아 고졸 신인으로 데뷔했다. 정현수보다 3년 선배지만 유강남의 부상 이탈로 이번 시즌 본격적으로 주전 포수로 뛰는 만큼 둘 사이엔 ‘새내기 선발’로서의 유대감이 있다.
정현수가 첫 승을 거둔 날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손성빈은 9회말 더그아웃에서 숨죽이고 경기를 지켜보던 정현수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경기 후 정현수는 “성빈이가 ‘오늘 공 진짜 좋았다’고 얘기해 줬다”며 “공이 확 급해지는 걸 고치면 좋을 것 같다는 충고도 해 줬다”라고 말했다.
정현수는 지난달 18일 키움전에서는 3.1이닝 동안 무사사구 1피안타 7삼진으로 호투하며 1군 마운드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커브와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한 날이었다. 당시에도 손성빈은 자신의 역할을 다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는 정현수를 향해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현수는 “성빈이도 저와 똑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그때도 이번에도 저와 함께 잘 던지고 좋은 결과를 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서 그런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늦은 출발 이후 2군에서의 시간을 딛고 자신의 투구 템포를 찾은 정현수와 이번 시즌 주전 포수로 출발하는 손성빈이 롯데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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