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한국 조각사의 거장' 故백문기 기증작품 특별전 개최

故백문기 작가 기증작품 특별 전시. KAIST 제공

고(故) 백문기(1927-2018) 작가의 기증작품 특별 전시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전 본원 메타융합관에서 열린다.

3일 KAIST에 따르면 고(故) 백문기 작가는 문화 예술 분야에 끼친 지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1952년 대통령 표창, 1982년 서울시문화상, 1995년 은관문화훈장까지 수상한 당대 최고의 거장이었지만 평생 단 한 번의 개인전 '사람을 빚다'만 개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토록 소박한 행보를 보였던 고인은 90세가 되던 해에 본인의 모든 소장 작품을 KAIST에 기증하기로 하고 이듬해 타계했다.

상설 전시로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은 지난 12월 고인의 유족을 통해 기증된 작품 67점이 전시된다.

KAIST에서 개최하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고인의 작품을 가장 큰 규모로 만날 수 있다. 고인의 생전에 열린 유일한 전시회에서는 194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제작된 작품 27점만 공개된 바 있다.

전시에서는 작가가 23세에 6·25 전쟁에 참전하기 직전에 집 앞마당에 묻어놓은 덕에 보존될 수 있었던 'K신부상' 등 오랜 사연을 품은 작품들이 다수 공개된다. 이와 함께 작가가 수훈한 각종 표창, 훈장 등의 자료를 병행 전시해 작품 세계를 보다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이번 전시는 고(故) 백문기 작가의 청동 조소 작품과 해당 작품 제작에 사용된 석고 원형(주물 틀)을 나란히 전시하는 형태로 조각 작품전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방식이다.

석현정 미술관장은 "거장의 작품을 KAIST 캠퍼스로 옮겨와 대중과도 공유하게 되었다는 점이 정말로 자랑스럽다"며 "관람객들에게 큰 감동을 남길 수 있도록 전시 환경 조성과 작품 배치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이광형 총장은 "고인이 되신 작가와 KAIST의 인연은 2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며 "학교에 515억 원을 기부한 고(故) 정문술 미래산업 회장 부부의 부조 제작을 고(故) 백문기 작가가 생전에 시작하고 아들인 백민 작가가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조 작품은 고(故) 정문술 회장의 부인 이름으로 명명된 KAIST 양분순 빌딩 1층 벽면에 전시돼 이번 특별전 관람을 오셨을 때 함께 돌아본다면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故) 백문기 작가는 서울대 미술대학 조소과 1회 졸업생으로 이화여자대 미술대학 조각과 교수, 대한민국예술원 미술분과 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