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실, 응급실 반나절이라도 가보길…내년 증원 유예해야”

“2026년 증원 유예? 아무런 효과 없을 것”

(시사저널=조현경 디지털팀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시사저널 박은숙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책임 있는 대통령실에 있는 고위급 직급자나 장·차관 등 정부 관계자분들이 응급실에 반나절이라도 상주하시면서 실제 상황을 파악하신다면 얼마나 위중한 위기인지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그냥 가서 '문이 열렸구나'하고 돌아가시면 그게 현상 파악이 되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추석 때 비상 진료를 한다고 하지만 전문의, 대학교수들만 당직을 계속 서고 있다"며 "이들도 지쳐가고 있다. 급속도로 사직서를 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2025년 의대 증원안이 유예되면서 혼란이 겪는 데 대해서는 "지금은 어느 선택을 하더라도 큰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의대 정원을 강행하면 의료 시스템들이 붕괴하고 1년 유예하면 학생들의 시간을 완전히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둘 중 어떤 것이 손해를 줄일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 죽고 사는 문제에 해당되는 의료 시스템만은 붕괴를 시키면 안된다"며 "할 수 없이 이쪽을 택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논의한 2025년 증원분 유지와 2026년 유예에 대해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지금 현재 의대생과 전공의가 원하는 것은 2025년 의대 증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 전공의들이 돌아가지 않고 의료대란은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이건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그런 방법"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2025년 의대 증원분을 1년 유예한 이후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증원하는 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금 가장 큰 문제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인데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2025년 정원을 증원하지 않고 1년을 유예한 다음, 그 기간 동안 공론화위원회를 만들고 정확하게 증원하자는 것"이라며 "증원할 규모를 산정하고 공감대를 얻어서 진행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일어날 사태는 정해져 있다. 응급실들이 문을 닫는 곳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지방의료원부터 도산이 일어날 것"이라며 "그 다음에 좀 더 지나면, 본과 4학년들이 의사 고시를 안 보겠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1년에 3000명의 신규 의사가 나오지 않는다. 1년에 2800명 정도의 전문의 시험 통과자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4~5년 정도가 필요한데 그동안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들이 거의 다 붕괴되는 것"이라며 "제일 큰 피해자가 국민이고 정부도 원하지 않고, 의료계도 원하지 않으니 협상 테이블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