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제3자 특검법? ‘수사 뒤 고려’ 변화 없다”···당내 불가론 여전

문광호·민서영 기자 2024. 9. 3. 10: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제 입장은 그대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더불어민주당이 준비 중인 제3차 추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특검에 대해선 기존 입장대로 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 그것이 미진하다고 생각할 때 특검을 고려한다는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와 얘기됐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한 대표가 “수사 종결 여부를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며 공약한 제3자 추천 특검법의 당내 설득이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이 ‘민주당에서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제3자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한다는데 입장 변화는 없나’라고 묻자 “민주당이 두 번이나 채 상병 특검(을 발의한 건) 숨은 나쁜 의도, 즉 정쟁용으로 대통령 탄핵을 빌드업(준비)하기 위한 음모”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날 발의한 특검법은 한 대표가 제안한 대로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되 그중 각각 1명씩을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가 골라 국회가 대통령에게 추천하도록 했다.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가 공약한 특검법안을 중심으로 당내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결과가 발표된 뒤에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저희들은 특검을 검토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 대표와 얘기가 된 입장인가라는 질문에는 “일단 제가 그렇게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답을 피했다.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에 대해 “법률적 야바위”라며 “야당의 입맛에 맞을 때까지 특검을 고를 수 있다. 결국 야당이 특검 쇼핑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미 공수처가 수사를 하고 있다.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순리”라고 적었다.

한 대표의 자체 특검안 발의 추진과 별개로 당내 여론은 당론 발의가 쉽지 않다는 쪽으로 모이고 있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지난 2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가 공약했던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당내 동의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의장은 제3자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한 대표의 의지는 변함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 반도체산업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이날 발의한 제3자 특검법에 대해 “내용을 봤는데 바뀐 게 별로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도 “제 입장은 그대로”라며 자체 법안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발의 입장은 변함 없지만 당장 법안을 내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민주당이 낸 제3자 추천 특검법에도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여기서 물러나면 바보 된다”며 “안팎에서 자꾸 압박하지만 뭐라도 뚫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6월23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며 “당대표가 되면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 발의 여부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며 과거 대법원장이 특검을 지정한 전례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