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린드버그의 설립자 요한 린드버그의 귀환
패션 브랜드 디젤을 거쳐 자신의 이름을 딴 제이린드버그, 새로운 브랜드 JAY3LLE에 이르기까지. 패션과 골프 역사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요한 린드버그의 족적에는 그의 삶과 열정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JAY3LLE이 아디다스와의 컬래버레이션 발표를 몇 주 앞둔 시점, 서울에서 요한 린드버그를 만났다. 캐주얼한 데님 팬츠와 티셔츠 차림의 그는 나이를 초월하는 에너지와 골프의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제이린드버그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당시를 추억한 포스팅을 봤다. 어느 호텔에서 예스퍼 파르네빅의 경기를 보며 디젤에서의 성공과 100만 달러의 연봉을 떠나 제이린드버그를 만들기로 결심했다는. 맞다. 1995년 4월이었다. 오토바이 안장 밑에 골프 드라이버를 꽂은 채로내달리다 에비앙 로얄 호텔이라는 곳에 머물게 됐다. 거기서 문득 골프웨어를 바꾸자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은 이랬다. 골프에 영감을 줄 수 있다면 전 세계에 영감을 줄 수 있다! 디젤을 떠났을 때 주위에서 다들 날 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난 디젤에서 번 돈을 기꺼이 내가 믿는 새로운 비전을 만드는 데 썼다.
시작부터 제이린드버그는 확연히 달랐다. 지금 봐도 여전히 시크하고 모던하다. 세월을 초월하는 혁신이 느껴진다. 디자인에 내 자신을 투영한 결과다. 트래디셔널한 옷을 입고 골프를 칠 땐 나답다고 느껴지지가 않았다. 골퍼가 골프웨어를 입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싶었다. 보수적인 자리에 가죽 재킷을 입고 등장했을 때 느껴지는 자신감, 난 그런 에너지가 좋다. 전통적인 골퍼에게 핑크 팬츠를 입힌 것도 마찬가지다. 타이트한 팬츠를 입은 카밀로 비예가스가 잔디에 스파이더맨처럼 납작 엎드린 실루엣을 생각해봐라. 아이코닉한 순간이지 않나. 또 재미있는 건 로고 타입 벨트다. 선수들의 목이나 팔에 스폰서 마크를 붙이려면 돈이 많이 든다. 난 그들에 게 제이린드버그 로고 벨트를 채워 브랜드를 알렸다. 심벌인 ‘JL’은 다리를 뜻한다. 패션과 스포츠, 문화와 세대를 잇는 가교다. 내가 만든 평화의 상징이다.
제이린드버그는 카밀로 비예가스, 아론 베들리, 프레드릭 제이콥슨, 찰스 하웰 3세 등의 선수들과 계약했다. 아담 스콧과도 잠시 함께했다. 현대적인 시각에서 자부심을 갖고 골프계 변화에 동참할 수 있는 선수들을 찾았다.
한국 골퍼들에게 제이린드버그는 늘 인기 브랜드로 꼽힌다. 한국 골프웨어 시장은 기능성만큼이나 패션을 중시한다. 해외 브랜드들이 한국에 골프웨어를 론칭하며 글로벌 시장성을 실험하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한국은 창의적이다. K-POP 같은 음악이나 영화 등 여러 분야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영감을 준다.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패션이나 사업을 전개할 때 자신만의 스텝을 개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하나둘 스윙이 합쳐져 내 안에 골프 노하우가 생기는 것처럼. 난 패션에 내 삶을 반영한다. 결국 자신을 개발해야 된다. 내가 누구인지, 자신감을 함께 쌓아가야 한다.
패션이나 인생에 있어 영감을 주는 얘기다. 그리고 당신은 골프를 정말로 사랑하는 것 같다. 골프는 내게 항상 큰 열정을 준다. 골프를 사랑하는 이유는 인생의 탐색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와 패션이 가까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나 자신을 투영한다는 점에 있다. 스스로 내 자신임은 정말 중요하다. 골프를 잘 치려면 내면이 단단해져야 한다.
지금 입고 있는 티셔츠의 메시지 그대로다(요한 린드버그는 ‘TO ME GOLF IS A FORM OF MEDITATION’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내게 골프는 명상의 일종이다. 골프가 날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골프는 내 에너지다.
평소 영감을 어디서 얻나. 나 자신. 내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고 성찰한다. 포토그래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사진을 늦게 시작했지만 그런 이유로 빨리 배울 수 있었다.
딸 블루와 함께 JAY3LLE을 새롭게 전개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블루와 나는 10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팟캐스트를 진행했다. 우리는 함께 커뮤니티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내가 해온 모든 일을 뒤로하고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는 데 집중하기로 한 거다. JAY3LLE은 내 커리어의 정점과도 같다. 내 모든 커리어와 여정이 하나로 모이는 순간이라고 할까.
나와 내 딸 블루는 베스트 프렌드다. 블루는 심리학을 전공했고 모델로도 활동하는 에너지 넘치는 친구다. 우리는 함께 여행을 다니고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둘 다 뉴요커이고 나라와 나이를 뛰어넘는 관계들을 맺고 있다.
난 JAY3LLE이 새로운 세대의 골프와 연결되길 바란다. 패션과 스트리트, 골프의 조합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골프는 마치 슈프림의 스케이트보드 같은 존재다.
JAY3LLE은 제품을 선보이는 방식마저 신선하다. 첫 아이템이 발레 플랫 슈즈였다. 발레 플랫 슈즈는 블루의 유년 시절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여자아이가 어디든 돌아다니면서 춤추며 신을 수 있는 슈즈를 떠올렸다. 우리가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은 유연하고 개별적이다. 대규모 컬렉션이나 시즌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우리는 우리가 입고 싶은 걸 만든다. 그리고 여성 커뮤니티에 대한 지지와 확신이 있다. 여성으로부터 시작해 앞으론 남성으로 카테고리를 늘려갈 생각이다.
협업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스포츠, 그중에서도 여성이 가진 에너지와 커뮤니티에 대해 다루려 했다. 골프를 즐기는 많은 여성들이 있다. 그들이 첫 티에 오를 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자신감을 얻길 바랐다.
JAY3LLE의 다음 컬렉션은 무엇일지 기대가 된다. 우리는 뭐든 할 수 있다. JAY3LLE은 세대 간 에너지의 조합이다. 사람, 문화, 패션, 골프 모든 점을 잇는다. 국경을 초월해 뉴욕, LA, 베이루트나 서울 어느 곳의 다양한 창작자들, 플랫폼을 연결할 수 있다. JAY3LLE은 차세대 패션과 골프를 결합한 커뮤니티 브랜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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