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정부야”…독일 극우 득세 배경, 이민·경제 아닌 정부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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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극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당이 득세하는 이유는 정부의 위기 능력 불신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에는 이민자나 경제 위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포퓰리즘이 흥했다면, 현재는 정부의 위기 해결능력이 의심 받고 있다며 극우 득세 배경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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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1920년대처럼 위기 겹겹이 쌓여”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독일에서 극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당이 득세하는 이유는 정부의 위기 능력 불신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에는 이민자나 경제 위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포퓰리즘이 흥했다면, 현재는 정부의 위기 해결능력이 의심 받고 있다며 극우 득세 배경을 분석했다.
전날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옛 동독 지역이자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나치당)이 초기에 세력을 확장했던 튀륑겐의 주의회 선거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정당이 주의회 선거에 승리한 것은 2013년 창당 이후 처음이다.
여론조사업체 포르사가 독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4%는 “어떤 정당도 나라의 문제를 해결할 만한 능력이 없다”며 불신을 표시했다. 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6%에 불과했다.
포르사 여론조사 단체장 만프레드 귈너는 “9.11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확산 때 유권자는 정부를 지지했다. 일반적으로 위기는 정부에 유리하다”면서 “하지만 현재 위기가 쌓여 있음에도 정부 지지는 바닥이다”고 설명했다.
WSJ은 “위기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진짜 새로운 것은 정부가 유권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독일의 경우 2019년부터 경제 성장이 정체됐고, 교육, 군대 등 국가 인프라 전반이 후퇴했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독일 국내총생산(GDP)은 전년과 비교했을 때 0.3% 감소해 2020년 이후 또 다시 역성장을 거뒀다.
헤르프리트 뮌클러 독일 정치학자는 “정부에 대한 불신은 부분적으로 강력한 포퓰리즘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며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20년대 유럽처럼 위기들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겹겹이 쌓여가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독일이 천연 가스를 공급 받지 못한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악화시키게 만든 대표적 사례다. WSJ은 “독일은 미국 등에서 비싼 천연 가스를 수입하고 있다”며 “2014년부터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한 후 천연가스 수입을 줄이려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정부가 국가 부채로 인해 재정 투입이 어려운 사정도 있다. 현재 GDP 대비 60%의 국가부채를 가지고 있는 독일 정부는 올해도 예산을 대대적으로 줄였다. 독일은 GDP의 0.35%까지만 새로 부채를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부채 제동장치’를 헌법에 명문화하고 있는데, 국가 재정이 악화하면서 이 규정이 정부의 족쇄가 되고 있다.
이웃 국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WSJ은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에서 높은 공공 부채는 정부의 정책 선택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에서 정부가 덜 효과적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이유”라고 전했다.
뮌클러 정치학자는 “정치적 타협이 한계에 봉착했다”며 “유권자들이 타협은 하지 않고 통치만 하는 강경한 정치인을 찾게 한다”고 우려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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