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조선업 또 전격 구조조정…자산 75조 거대조선사 탄생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 9. 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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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CSSC 산하 중국선박·중국중공업 합병 발표…합친 상반기 매출액만 11조원
CSSC 계열 한 조선사 선박건조 현장./사진=CSSC

세계 최대 조선그룹인 중국 CSSC(중국국영조선공사)가 계열 3대 조선 계열사 중 두 곳을 전격 합병한다. 매출과 자산규모 면에서 국내 1위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을 뛰어넘는 대형 조선사가 탄생하게 됐다. 국영기업 중심 중국의 조선산업 구조조정도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3일 중국 차이신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영 조선사 CSSC는 지난 2일 밤 산하 계열사인 중국선박공사(600150, 이하 상하이증시 코드)와 중국중공업(601989)을 합병하기로 하고 거래정지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선박이 중국중공업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중국 정부는 "이번 자산개편을 통해 국가 주요 전략과 강군 건설이라는 주력사업에 더 집중하고, 선박건조 사업의 질적 발전을 가속화하며, 업계 경쟁을 표준화하고 상장기업 운영 품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CSSC는 수많은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직접 배를 짓는 대형 조선 계열사는 이번에 합병한 두 곳과 방산을 중심으로 하는 CSSC디펜스(중국조선방위, 600685)까지 총 세 곳이 주력이다. 방산이 핵심인 CSSC디펜스를 제외한 민간선박 주력 두 곳 계열사를 합쳐 그룹 운영 구조를 민간선박 중심, 함정 중심의 두 개 라인으로 간소화한 게 이번 구조조정의 특징이다.

중국 조선산업은 말 그대로 외화내빈에 시달려왔다. 수주총액 면에서는 한국 조선사들과 엎치락뒤치락하며 1위를 다투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군소조선사들의 심각한 수익악화, 이를 떠안은 CSSC의 부실 확대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2019년 단행됐던 CSSC의 중국선박중공 인수, 2022년 디젤엔진사업 통합 등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특히 이번 합병은 그간 중국 전역의 온갖 부실 조선사들을 떠안고 정리하느라 애를 먹어 온 CSSC가 어려운 구조조정의 사실상 최종장에 들어갔다는 뜻이어서 중국 내에서 더 높이 평가받는 분위기다.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차이가 있지만, 비유하자면 HD현대가 EU경쟁당국 등의 반대로 최종 무산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에 성공하고, 이를 그룹 핵심인 HD현대와 합병한 상황이다.

어려운 숙제를 푼 중국 정부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특히 선박 발주 호조로 주력인 3대 계열사의 상반기 실적이 반등하는 상황에서 지금이 대형 구조조정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중국선박공사는 360억위안(약 6조8000억원)의 매출액(영업수입)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금액이다. 순이익은 11억9800만위안(약 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중국중공업은 221억2000만위안(약 4조2000억원), CSSC디펜스는 87억2900만위안(약 1조6400억원)의 매출액을 각각 기록했다.

중국선박공사와 중국중공업이 합병하면 합병 법인의 상반기 매출액은 약 11조원, 중국 측이 발표한 총자산은 약 4000억위안(약 75조원)에 달한다. 국내 최대 개별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의 상반기 매출액은 7조원 정도이며, 자산총액은 16조3000억원이다. 계열사를 망라한 HD현대그룹 전체 자산 총액이 68조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합병 법인의 덩치를 가늠할 만하다.

CSSC 계열 한 방산 조선사 선박건조 현장./사진=CSSC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이번 합병은 지난 2019년 중국선박중공 인수 당시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다"며 "핵심은 그 이후 CSSC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많은 자산에 대한 구조조정에 성공했다는 점이며, 그 결과로 이번 합병이 당초 계획 대비 훨씬 일찍 이뤄졌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관세청 격인 해관총서는 중국의 1~7월 선박 수출이 3470척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 늘었고, 금액으로는 1736억7900위안(약 32조7000억원)으로 84.4%나 늘었다고 밝혔다. 그 중 컨테이너선 수출량은 189척으로 112.4% 늘었고, 금액은 754억6600만위안(약 14조2000억원)으로 140.8% 늘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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