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채용 줄고 퇴직률도 감소… 대기업 '고용 정체' 심화

이한듬 기자 2024. 9. 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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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의 신규채용과 퇴직률이 모두 감소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 사진=뉴시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신규 채용 인원이 줄고 기존 직원의 퇴직률은 감소하면서 인력 정체 현상이 심화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추진하는 신성장 동력 산업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고용 정체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한 143개사 가운데 신규채용 인원과 퇴직 인원을 공개한 128개사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 이들 기업의 신규채용은 총 2만1712명 줄었다.

지난해 신규 채용 인원은 16만5961명으로 전년도(21만717명)에 비해 21.2% 감소했고 2021년과 비교해서도 11.6% 줄어들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신규채용을 줄인 곳은 조사대상 기업의 63%인 81개사였고 신규채용을 늘린 데는 37%(43개)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기존 직원 퇴직율은 감소했다. 조사대상 기업 중 퇴직 인원을 공개한 88개사의 지난해 퇴직 인원은 총 7만1530명으로 전년도(8만8423명)에 비해 19.1% 줄었다. 퇴직율로 보면 2022년 7.8%에서 지난해 6.3%로 1.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21년(6.8%)과 비교해도 0.5%포인트 낮은 수치다.

신규 채용 인원을 나이대별로 보면 인력 경직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사회초년생인 20대의 신규 채용 인원은 2021년 8만394명에서 지난해 7만2476명으로 약 8000명(-9.8%) 감소했다. 같은 기간 50세 이상 채용 인원은 6114명에서 9457명으로 3343명이 늘어 54.7%의 증가율을 보였다. 기업에서 경력직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신규 채용 인원이 가장 많이 감소한 업종은 IT전기전자로 2021년 7만645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2년 새 2만5205명이 줄어든 4만5440명을 새로 뽑아 35.7%의 감소율을 보였다. 퇴직 인원은 2만3712명에서 2만6873명으로 소폭 증가하며 퇴직률도 4.6%에서 5.3%로 0.7%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개별 기업 중에선 LG디스플레이의 인력 채용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해당 기간 LG디스플레이 신규 채용 인원은 3만3844명에서 59% 이상 감소한 1만3808명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도 3549명에서 739명으로 신규 채용 인원이 2810명 줄어들어 79.2% 감소율을 보였다.

이어 2차전지 업종에서 신규 채용 인원이 많이 줄었다. 관련 자료를 공시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 4사의 신규 채용 인원은 2021년 1만9151명에서 지난해 1만413명으로 2년 새 절반 가까운 8738명이 줄어들어 -45.6%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또한 각각 7640명, 1230명 감소했으나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2021년 395명에서 지난해 오히려 채용 인원을 671명으로 늘리며 70% 가까운 증가세를 나타냈다.

/ 그래프=리더스인덱스
유통은 세 번째로 신규 채용 인원이 감소한 업종이다. 지난해 신규 채용이 8977명으로 2년 전(1만3201명) 대비 4224명이 줄어들며 32.0%의 감소율을 보였다.

인원수로 보면 이마트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마트는 2021년 1만1313명을 신규 채용했지만, 지난해 3992명(-35.3%) 줄어든 7321명을 뽑았다. 롯데쇼핑도 신규 채용 인원을 대폭 줄였다. 같은 기간 422명에서 169명으로 253명 줄어 60.0%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신규 채용 감소에도 전체 유통업종의 퇴직률은 낮아졌다. 2021년 유통업종 퇴직인원은 1만3136명(퇴직률 21.4%)이었는데 지난해엔 9223명(퇴직률 16.3%)만 회사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카카오, NHN, 게임사 등 IT서비스 업종에서도 신규 채용은 줄어든 반면 퇴직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IT서비스 업종의 신규 채용 인원은 지난해 4759명으로 2년 전(6442명)에 비해 26.1%(1683명) 감소했다.

네이버가 838명에서 231명으로 신규 채용 인원을 72.4%나 줄이며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고, 이어 카카오 -542명(-54.5%), NHN -132명(-36.9%), 넷마블 -88명(-40.6%) 순이었다. 반면 이들 기업의 퇴직율은 같은 기간 9.3%에서 6.0%로 3.3%포인트 줄어들며 신입 직원은 덜 뽑고 기존 직원들은 덜 나가는 인력 정체 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신규 채용을 나이대별로 공개한 99개 대기업 현황을 보면, 지난 2년 간 20대 신규 채용인원이 감소한 40개사 중에서 50대 이상 신규 채용 인원을 늘린 곳은 16곳이나 됐다. 코웨이의 경우 2년 새 20대 신규 채용이 -67.5%인 반면 50대 이상 채용은 100% 이상을 기록했다.

이밖에 다올투자증권도 20대 55.4%↓, 50대 이상 133.3%↑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으며 삼성생명 역시 20대 26.5%↓·50대 이상 108.3%↑를 기록했다. 현대엘리베이터도 20대 17.3%↓·50대 이상 280.0%↑ 등을 나타냈다.

신규 채용 인원에서 여성은 지난해 5만3538명으로 전년도(6만5709명)에 비해 18.5% 감소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포인트(31.2%→32.3%) 상승했다. 이 기간 여성 신규 채용 비중이 30%를 넘어선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의 43.7%인 56개사였다. 대부분이 식음료, 패션, 유통업종이었으나 카카오(69.2%), SK텔레콤(59.0%) 등 일부 IT기업은 여성 신규 채용 비중이 50% 이상이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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