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내 커리어에서 가장 큰 클럽, 오래 머물고 싶어"…'역대 최고 이적료' 황인범 페예노르트와 4년 계약+등번호 4번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상위 리그로 이적을 추진했던 황인범이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명문 페예노르트에 입단했다.
3일(한국시간) 페예노르트는 공식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황인범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며 등번호 4번으로 주전 대우를 했다.
황인범은 페예노르트 유니폼을 입으면서 페예노르트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페예노르트는 황인범을 영입하기 위해 츠르베나 즈베즈다에 이적료 1000만 유로를 지불했는데 이는 페예노르트 역대 최고 이적료에 해당한다.
네덜란드 이적시장은 2일 닫히기 때문에 페예노르트는 황인범 영입을 빠르게 진행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세르비아로 전용기를 파견해 황인범의 빠른 이동을 도왔다. 덕분에 이적과 대표팀 합류까지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황인범은 "이곳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즈베즈다 동료였던 우로시 스파지치는 '페예노르트로 이적은 옳은 결정'이라고 말해 줬다. 페예노르트는 내 커리어에서 가장 큰 클럽이자 유럽에서 큰 클럽이기 때문에 여기에 오래 머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페예노르트 홈 구장은 매 경기마다 꽉 찼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서포터들에게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네덜란드 매체 1908은 지난 1일 "페예노르트가 황인범의 메디컬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매체 역시 2일 공식 발표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원래 황인범 영입에 가까웠던 팀은 아약스다. 하지만 페예노르트가 이적료를 올려 황인범 하이재킹에 성공했다. 세르비아 매체 맥스벳스포츠는 "아약스가 황인범 영입을 위해 즈베즈다에 이적료 800만 유로(약 118억 원)를 제안했지만, 페예노르트는 1000만 유로(약 148억 원)의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 더불어 황인범은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페예노르트와 함께하기 원했다”라고 전했다.
페예노르트는 2022-23시즌 아르네 슬롯 감독 지도 아래 6년 만에 에레디비지 정상에 섰던 팀이다.
지난 시즌엔 에레디비지 2위로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얻었다.
페예노르트는 지난 시즌 29경기 5골 3도움으로 활약했던 미드필더 마츠 위버가 브라이튼 호브 알비온으로 이적하고 27경기 10골 6도움으로 공격을 이끌었던 윙어 얀쿠바 민테가 임대 생활을 마치고 브라이튼 호브 알비온으로 돌아가면서 미드필더 이적 시장에 뛰어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페예노르트가 스토크시티 소속인 한국 미드필더 배준호 영입을 시도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7월 영국과 네덜란드 언론들은 페예노르트가 배준호 영입을 원한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구단 최고 이적료인 800만 파운드를 준비했을 만큼 배준호 영입에 적극적이었지만 스토크시티의 반대로 무산됐다.
페예노르트는 에리디비지 우승 경쟁 팀이며 유럽 대항전에 꾸준히 출전한다는 점에서 선수들에게는 빅리그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여겨지기도 하다. 실제로 페예노르트를 거쳐 빅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이 많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브라이튼 호브 알비온으로 이적한 위버를 비롯해 지난 시즌엔 루이스 시니스테라(리즈 유나이티드, 당시 프리미어리그), 2022-23시즌 타이렐 말라시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을 때 2006-07시즌 리버풀에 입단한 다르크 쿠이트도 있다.
황인범은 러시아 루빈 카잔에서 뛰다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 특별 규정을 통해 K리그1 FC서울을 거쳐 같은 해 7월 올림피아코스에 입단했다.
올림피아코스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리그 32경기에 출전해 3골 4도움을 기록하면서, 올림피아코스의 올해의 선수(플레이어 오브 더 클럽)에 선정됐다.
한 시즌 만에 올림피아코스 간판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그리스 무대를 정복한 황인범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계약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즈베즈다는 황인범을 영입하면서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이적료 500만 유로(약 71억 원)를 투자했다. 즈베르단 테르지치 즈베즈다 회장은 황인범 영입을 발표한 자리에서 "황인범은 지난 30년 동안 구단 최고의 선수"라고 기대했다.
즈베즈다의 과감한 투자는 옳았다.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공식 스폰서 모차르트 스포츠는 지난 6월 30일(한국시간) "황인범이 수페르리가 주장 및 감독 등이 선정한 2023-24시즌 '모차르트 벳' 수페르리가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며 "파르티잔 공격수 마테우스 살다냐와 같은 6표를 받았으나 모차르트 스포츠 편집진, 기자들의 선택은 황인범이었다"고 전했다. 2시즌에 걸쳐 그리스에 이어 세르비아 무대까지 정복한 셈이다.
또 즈베르다가 세르비아 리그를 대표하는 팀인 덕분에 꿈에 그리던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기도 했다. 특히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공격포인트를 쌓아 존재감을 크게 보였다.
올림피아코스와 즈베즈다에서 보인 맹활약에 빅리그 관심이 없을 수 없었다. 세르비아 매체 '인포머'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트들이 즈베즈다의 경기를 체크했다. 대체로 프리미어리그의 중위권 클럽들이 찾아 황인범의 경기력을 확인하려한다는 전망이었다. 이후 프랑스 리그앙 AS 모나코, OGC 니스 그리고 이탈리아 세리에A 볼로냐 등이 황인범에게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상위 리그로 이적설에 대해 지난 6월 대표팀에 합류한 자리에서 황인범은 "어떤 좋은 기회가 있을지, 또 제가 한 시즌 동안 저희 팬 분들과 구단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너무 감사해서 남아서 또 한 번 팀과 챔피언스리그 도전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 주어질지는 그 누구도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고 저 역시 모른다. 저도 그래서 더 기대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꿈은 늘 가지고 있다"며 "저에게 맞는 타이밍에 기회가 온다라고 한다면 망설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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