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3만3000㎞ ‘최장 여정’ 시작···4개국 순방
교황 “여정의 결실을 위해 기도해달라”
프란치스코 교황(87)이 2일(현지시간) 재임 중 가장 길고 먼 여행을 시작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5시 33분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4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해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를 거쳐 13일 싱가포르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는 총 12일간의 일정이다. 비행 거리만 3만2814㎞에 달한다. 교황 재위 중 기간과 거리에서 역대 최장이다.
교황은 출국을 앞두고 엑스(옛 트위터)에 “오늘 저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몇몇 국가로 사도 순방을 떠난다”며 “이 여정의 결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다.
교황은 순방 기간 40개 이상의 행사를 주재할 예정이며, 4개국에서 모두 야외 미사를 집전한다.
고령인 교황에게는 녹록지 않은 일정이 될 수 있다. 역대 교황 중 87세에 이번과 같은 장거리, 장기간 순방에 나선 전례는 없었다. 전임자 베네딕토 16세는 85세에 스스로 물러났고 그에 앞서 요한 바오로 2세는 84세로 선종했다. 이번 순방은 원래 2020년 계획됐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뤄졌다.
교황은 지난해 9월 프랑스 마르세유를 방문한 이후 해외여행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유엔 기후 콘퍼런스에 참석하려다 기관지염으로 인해 참석을 취소하기도 했다. 교황의 일정에는 주치의와 간호사로 구성된 2명의 의료팀이 동행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의 건강은 양호하다며 특별히 의학적 예방 조치를 취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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