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큐→안영주' 메이큐마인웍스 "작사가 사관학교, 9주년 이유 있죠"[인터뷰S]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그룹 엑소의 ‘템포’, ‘코코밥’, 숀 ‘웨이 백 홈’, ‘선재 업고 튀어’ 신드롬에 일조한 이클립스의 ‘만날테니까’까지, K팝이 자랑하는 히트곡이 바로 이곳에서 탄생했다. 히트 작사가 제이큐(JQ)가 이끄는 ‘메이큐마인웍스’가 9주년을 맞았다. 메이큐마인웍스는 작사아카데미 겸 작사·작곡 퍼블리싱 회사다.
메이큐마인웍스에서는 6개월간 기초 수업을 마치면 7개월 차부터 각종 연예기획사에서 제공한 데모곡으로 직접 신곡을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이 과정을 통해 배출한 작사가만 해도 1일 기준 175명. 작사가 사관학교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다.
작사가 안영주, KAYA(카야), ZAE(재이)는 메이큐마인웍스가 자랑하는 작가진이다. 특히 안영주는 메이큐마인웍스 ‘수장’ 제이큐의 가르침 속 히트 작사가로 자리매김했고, 그가 강사로 배출한 주인공이 KAYA다. 제자가 성장해 강사로 또 새로운 제자를 탄생시키는 메이큐마인웍스만의 ‘선순환 시스템’이 주목할만하다.
안영주는 방송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메이큐마인웍스의 대표 작사가로 활동 중이다. 태민이 최근 컴백에서 타이틀곡으로 마지막까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진 신곡 ‘데자부’를 비롯해 강다니엘 ‘돈트 텔’, 레드벨벳 ‘라 루즈’, 슈퍼주니어 ‘슈퍼’, 위너 ‘패밀리’ 등 다양한 K팝 히트곡의 가사를 썼다.
‘쓴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대본과 노랫말, 다른 결의 글로 대중과 소통하는 그는 아이를 둘이나 키우던 주부에서 작사가로 성공했다. 안영주는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서부터 작사를 시작했다. 10년간 남편이 너무 바빠서 독박육아를 했고, 자연스럽게 경력 단절이 됐다. ‘누구 와이프’, ‘누구 엄마’로 살면서 남편의 승진, 연봉 인상이 하나도 기쁘지가 않았다. 오히려 ‘왜 너만 잘돼?’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웃으며 “나도 너무 늦게 전에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남편이 협조하겠다며 (육아를) 같이 하자고 했다”고 작사가로서 출발을 되돌아봤다.
처음 안영주가 제이큐를 만났을 때는 메이큐마인웍스가 ‘크루’라고 쓰고 ‘가내수공업’ 형태를 띠고 있을 때였다. 안영주는 “지인의 지인을 통해 학원이라고 해서 갔는데 원룸이었다. 원룸에 테이블과 의자를 펴놓고 4~5명이 앉아서 만담하다 갑자기 가사 쓰고, 짜장면 시켜 먹다가 가사 쓰고 그랬다”라고 했다.
이어 “심지어 그때는 대표님(제이큐)이 ‘애 맡겨둘 데 없으면 데리고 와라, 책 읽고 있으라고 하면 된다’고 하셨다. 그때 아이돌 굿즈를 한꺼번에 갖고 오실 때가 있었는데 어린 친구들이 먼저 챙겨야 할 것 같아서 가만히 있으면 대표님이 쓱 보다가 챙겨주실 때가 있었다. 아이들이 그렇게 챙겨주신 굿즈 가방을 몇 년을 들고 다녔다”라고 가족 같은 분위기 속 성장한 메이큐마인웍스의 이야기를 꺼내놨다.
안영주의 별명은 ‘대치동 김이나’. ‘대치동 맘’으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작사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얻은 별명이다. 그는 “제가 바빠서 학부모 회의를 못나가니까 학부모 분들이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됐다. 처음에는 그런 이름이 부끄러웠는데 대표님이 제게 도움을 많이 주셔서 이제는 그 이름이 덜 부끄럽게 됐다”라고 했다. 안영주는 작사가로 ‘그래서 작사가 되려면’, ‘요즘 아이들을 위한 요즘 K-POP 작사 수업’, ‘도전! 문해력 완전 정복’, ‘오늘부터 나도 글잘러’ 등의 글을 쓰며 주부에서 히트 작사가가 된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는데, 이 책을 본 주부들이 메이큐마인웍스에서 작사를 배우는 경우가 늘었다고. 실제로 50대 수강생도 메이큐마인웍스에서 작사가를 꿈꾸며 실력을 갈고닦는 중이다.
KAYA 역시 안영주의 책을 보고 메이큐마인웍스의 문을 두드렸다가 작사가가 된 케이스다. 다이몬의 ‘소년...소녀를 만나다’와 답가인 우아 ‘소녀...소년을 만나다’, 유민 ‘러브 이즈 오버’ 등을 썼다.
KAYA는 홈쇼핑 미술팀에서 일하던 직장인이던 시절, ‘뭔가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작사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강의 보고 책 보고 이러다가 ‘이걸로는 만족이 안 된다, 이러다 데뷔는 절대 못 해’ 생각했다”라며 “롤모델로 삼을만한 사람으로 영주쌤만한 사람이 없었고, 작사 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대한 상담을 받았다”라고 했다.
그는 메이큐마인웍스에서 꿈을 손에 쥔 사람이 됐다. KAYA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돌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남녀 아이돌을 가리지 않았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빅뱅을 거쳐서 지금은 어디에나 있다는 몬베베다. 최종 목표는 몬스타엑스 곡 작사 크레디트에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작사가인 ZAE는 제이큐에 대한 ‘팬심’으로 메이큐마인웍스를 찾았고, 현재 이곳 소속으로 탄탄한 커리어를 쌓고 있다. 그는 “제이큐 쌤은 저한테는 연예인이다. K팝을 좋아하면 이분을 모를 수가 없다. 사람들이 ‘왜 메이큐마인웍스에 갔어’ 하면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쫓아가야지’ 했다. 제가 원래 하우스 음악을 진짜 좋아하는데 루나의 ‘프리 섬바디’를 들으면서 황홀경에 녹았다. 가사를 위해 노래가 존재하는 느낌이었다”라고 제이큐의 사사를 받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원래 음악을 좋아해 앨범 브랜딩, 기획 등에 관심을 가졌다는 ZAE는 K팝 붐을 만든 핵심인 ‘음악’에 기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작사의 길을 걷게 됐다. 미국에서 학교를 나와 영어에도 능통한 그는 십센치 권정열과 인도네시아 당둣 오디션 프로그램 최연소 우승자 스리데비의 컬래버레이션곡 ‘SEKALI SEUMUR HIDUP’을 비롯해 문별 ‘골드’, 라스 ‘봄노래’, 핑크버스 ‘콜 데빌’ 영어 버전 등의 가사를 썼다.
세 사람 모두 제이큐와 메이큐마인웍스를 만나 삶이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안영주는 “인생 자체가 바뀌었다. 작사가는 작사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쓴 노래가 TV에 나왔으면 좋겠다고만 얘기했는데 작가로도, 강사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제가 이렇게 일을 많이 할 수 있을지 몰랐다. 결론적으로 배우러, 인생을 바꾸러 많이 오시면 좋을 것 같다. 학원 시스템을 통해서도 잘 클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아카데미에서 가르친다는 점에서 누군가는 작사를 기술이라고도 일컬을 수 있지만, 음악을 향한 사랑이라는 알맹이가 없다면 그 어떤 결실도 결코 수확할 수 없다. 반대로 끈기와 열정이 있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결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작사는 분명히 매력적인 도전이다.
제이큐는 “모든 걸 다 떠나서 음악을 진짜 좋아해야 한다. 물론 작사가가 금액적으로도 매력적인 일이라는 건 사실이다. 이생에 내가 열심히 하면 자손까지 받을 수 있다는 말이 있지 않나. 하지만 그것만 보고 달려들기에는 힘든 일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차라리 그 시간과 에너지를 주식이나 코인 공부에 쓰는 게 빠를 수도 있다”라며 “작사에는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가치와 기쁨이 있다. 콘서트장에 온 1만 명이 정말 행복한 표정으로 내 노랫말을 ‘떼창’하고 있을 때, 길을 걷다가 내가 쓴 노래가 나올 때의 기분은 정말 평생 잊을 수 없다. 내가 어떤 어려움과 맞바꾸더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면 누구나 한 번쯤 작사를 해보면 좋겠다. 누구나 작사를 할 순 없지만, 반대로 누구라도 작사가에 도전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실패하더라도 절대 풀 죽지 않는 근성이 있으면 결국 무조건 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영역이 있다고 하는데, 작사는 하면 무조건 는다. ‘천재’라고 할 수 있는 작사가도 물론 있겠지만, 그런 분들도 작사를 하기 전에는 분명히 많은 글을 써봤을 것이다. 분명히 하다 보면 달라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ZAE는 “요즘 작사 학원은 정말 많다. 그런데 9주년이 있을 수 있었던 건 이유가 있지 않을까”라고 했고, 제이큐는 “제 이름을 보고 믿고 와주신 것이지 않나. 제 능력이 닿는 한 수강생 분들이 작사가의 꿈을 이루고, 또 작사가의 꿈을 이루신 분들 역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함께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메이큐마인웍스는 아카데미, 퍼블리싱컴퍼니에서 가수 제작으로도 영역을 넓힌다. 제이큐는 “2008년생 지아라는 친구의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저희가 직접 발굴하고 인큐베이팅을 마친 친구다. 처음에는 친한 분이 오디션을 한 번 봐줄 수 있냐고 해서 오디션을 봤는데 탐이 났다. 이 친구 보석”이라고 데뷔를 앞둔 가수를 소개했다.
이어 “저희가 제작하는 소속 아티스트가 많아질수록 작가분들과 수강생분들의 데뷔 기회도 많아진다.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음악을 좋아하고 잘하는 가수들을 많이 확보하고 싶다. 기존 활동 가수분들도 와주시기만 한다면 언제나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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