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 “에스파 카리나 거부할 권한 없어…원한다면 춤도 출 것”[EN:인터뷰②]
[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가수 윤하가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소회를 밝혔다.
윤하는 9월 1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타이틀곡 '태양물고기' 등 10개의 신곡을 수록한 정규 7집 앨범 'GROWTH THEORY'(그로우스 띠어리)를 발표했다. 신규 음반 발매는 2022년 3월 정규 6집 리패키지 앨범 'END THEORY : Final Edition'(엔드 띠어리 : 파이널 에디션) 이후 2년 6개월여 만이다.
2004년 9월 첫 일본 싱글 '유비키리'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윤하는 현지 오리콘 차트 상위권을 휩쓸며 인기를 끌다 2006년 12월 싱글 'Audition(Time2Rock)'을 내고 국내 가요계에도 정식 데뷔했다. 지난 20년간 데뷔 싱글에 수록한 '기다리다'를 필두로 정규 1집 '고백하기 좋은 날' 타이틀곡 '비밀번호 486', 정규 6집 리패키지 앨범 'END THEORY : Final Edition'(엔드 띠어리 : 파이널 에디션) 타이틀곡 '사건의 지평선' 등 히트곡을 냈다. 토이 6집 'Thank You'(땡큐) 수록곡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과 에픽하이 5집 'Pieces, Part One'(피스, 파트 원) 수록곡 '우산' 등 피처링 곡으로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윤하는 2일 오전 서울 중랑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20주년이라고 하면 너무 중견 같으니까 방법을 생각한 게 있다. 두 번째 스물이라고 생각하자는 것이었다. 다시 스물로 돌아가면 뭘 하고 싶을까 생각하니까 많이 설레더라. 원 없이 하고 싶은 거 다 하고"라고 말했다.
20이라는 숫자는 인간에게 성인이 되는 나이다. 윤하는 "성인이 된 후 민증(주민등록증)을 갖고 술 마시러 가면 어른이 된 것 같지만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 않나"라며 "중견 가수 느낌이 날까 걱정도 되는데 또 위로 보면 조용필 선배님도 최근 50주년을 보내셨다. 지금 이걸 만끽하는 건 20주년에 맞는 모습인 것 같다. 또 지나고 보면 '아 청춘이었다'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제 음악 세계에 있어서는 이제 시작점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다시 스물을 살고 있는 윤하는 그 어느 해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데뷔 20주년 기념 첫 올림픽 체조경기장(KSPO DOME) 단독 콘서트를 필두로 전국투어 '스물', 소극장 콘서트 '潤夏 : 빛나는 여름'을 연이어 성황리에 개최했다. 티켓은 삽시간에 전석 매진되며 20주년에도 여전히 뜨거운 윤하의 대중적 인기를 증명했다. 윤하는 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 '2024 팀보타展 '하울림 : 아림의 시간'도 진행 중이다.
윤하는 체조경기장 입성에 대해 "아직 안 해 봤지만 결혼식 하면 이런 기분일까 싶었다. 일가친척이 다 앞에 있는 기분"이라며 웃었다. 이어 "다 오셔서 축하해 주시는 느낌이 엄청나구나 느꼈다"고 회상했다.
20주년 관련 주변인들에게 받은 축하 인사가 있냐는 물음에는 "에픽하이 오빠들이 '뭐야? 우리 1년밖에 차이 안 나? 뻥치지 마. 내가 네 신인 시절을 기억하는데'라고 했다. 그게 오빠들의 축하 방식인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윤하는 "주변 친구들도 많이 축하해 줬다. 머쓱하지만 '선배님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라고 축하해 줬다. 1년 내내 많은 축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하에게 지난 20년은 얻은 것도, 잃어버린 것도, 변함없이 이어온 것도 있는 세월이었다. 윤하는 "활동하면서 알게 된 건 당연한 게 하나도 없다는 거다. 회사, 밴드, 소리를 내주는 실연자 분들도"라며 "어느 순간 작업을 하며 오싹하게 느꼈다. 엔터 일이 다 사람이 하는 일이지 않나. 그냥 이 사람을 믿고 이걸 해야 하는 건데 만약 사기를 당하거나 이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 공석이 되면 쌓아 올린 게 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재를 찾을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완전 공기가 바뀌어버리는 경우가 있잖아요. 사람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느낌이라 이 산업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만약 감독님이 계신다고 하면 그 밑에 함께하신 어시스트 분과 함께한다고 해서 같은 느낌이 나지 않기도 하니까요. 그 상황에서 잘 나오면 기적이 일어난 거다 느꼈고, 그 기적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고 느꼈어요. 사라진 건 아무래도 노는 시간이에요. 요새 짬이 나면 게으름도 떨어 보려고 해요. (회사가) 너무 과도하게 일을 시킨다고 하면 나 놀아야 된다고 좀 항의도 해 보고.(웃음) 변함없이 이어온 것들은 그래도 꾸준히 (음악을) 하는 것."
가수라는 직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가수는 툭 치면 노래가 나와야 하는 사람, 뮤지션은 툭 치면 음악이 나와야 하는 사람 같다. 요즘 진짜 '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한없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없이 하찮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답했다.
"사실 예술은 생존이 아닌 사치의 영역에 들어가 있잖아요. 특히 자본주의 시대에서는 더. 그냥 방망이 깎는 장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노래를 계속하고, 그냥 곡을 계속 만들고. 어차피 내가 어떠한 직업에 종속된다는 건 계속해야 하는 것 같아요. 물 들어올 때 노만 젓다가 전완근이 잘못될 수도 있는 거고. 스스로 장기 레이스로 생각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법을 찾아가는 건 어떤 직종이든 똑같은 것 같아요. 저도 그걸 찾아서 노래를 꾸준히 이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대중적 인기를 누린 것에 대해서는 "진짜 운이 좋았다, 운밖에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라는 겸허한 답변을 내놓았다. 윤하는 "운도 있었지만 제가 홀릭스라고 부르는 팬 분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가수가 슬럼프를 겪는 것도 보게 되고, 회사를 바꾸고 헤매는 모습도 보게 됐다. 되게 여러 가지 고생들을 함께 나눠 주셨다. 사실 가족이 아니면 포기하게 되지 않나. 저렇게 됐는데 나랑 무슨 상관이 있나 싶을 수도 있고"라고 털어놨다.
"제가 성대에 문제가 생겨 노래를 잘 못 했을 때도 있었어요. 그 공연에 대한 환불을 해드릴지 등은 되게 애매한 영역이잖아요. 제가 되게 죄송한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도 윽박지르지 않아 주셨고, 뭐라고 하지 않아 주시면서 이 가수를 키워 준 것에 대한 감사가 있어요. 이건 가끔 생각하면 울컥울컥하기도 해요. 너무 당연한 게 아니니까. 국민 프로듀서라는 말도 있잖아요. 제가 어느 정도 레벨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려 주고 지지해 주셨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그래주신다고 해서 그렇게 잘 풀리는 가수도 잘 없는 게 사실이니까 운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근래에는 새 앨범 작업에 매진하느라 동료 가수들의 음악은 물론 자신의 음악도 자주 듣지 못했다고. 힘을 주는 내 노래가 있냐는 물음에 윤하는 "제가 막 제 노래를 엄청 찾아 듣지는 않는데 가끔 알고리즘에 뜨거나 주변에서 이야기해서 우연히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혜성' 같은 경우 한 10년 전에는 너무 창피했어요. 패션도 너무 이상했고, 어깨는 좁았죠. 성냥개비 같은 모습으로 '난 지지 않겠다'라는 느낌으로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창피하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에 다시 볼 기회가 있어 보다가 되게 울컥했어요. 저 나이에 저랬구나, 그래서 그때 날 응원해 주셨구나. 저 나이에 일본에 혼자 가서 저러고 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마음으로 응원해 주셨겠구나 싶었죠. 그때 팬 분들의 마음이 고맙게 느껴졌어요. 걔가 일본에 갔으니 지금의 제가 있는 거니까."
20주년을 계기로 새롭게 다짐한 것은 '인생은 한 번이니까 재밌게 하자'다. 윤하는 "일하러 나갈 때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방송국 갈 때는 가기 싫어 미칠 것 같다. 왜 힘들고 숨 막힐까 생각해 봤는데, 거기 가면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기다리라면 기다리고, 바뀌면 바뀌는 거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 있긴 한데 그냥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재밌게 하자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을 낸 후 음악 방송 활동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목표한 바는 많이 놀러 다니는 거예요. 약간 핑계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다들 현생을 즐길 시간이 없잖아요. 전 비교적 스스로 수익을 포기하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편이다 보니까 시간이 날 때는 여행을 다녀요. 올해 5월에는 텍사스에 다녀왔는데, 그때가 큰 개기일식이 지나간 시기였어요. 가서 봤는데 소름이 돋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인생에) 정말 중요한 게 없고 앞으로의 스케줄은 일식에 맞춰 살아야겠다 싶었어요. 2027년에는 이집트에서 일식이 있다고 해서 이집트에 대해 이래저래 공부한 다음에 갈 생각을 하고 있어요. 태양을 직관할 일이 없잖아요. 보통 더우면 '덥다' 혹은 '뜨겁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생각하지 못 했던 태양이 주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며 감사를 느꼈죠."
가장 협업하고 싶은 동료 가수로는 그룹 에스파(카리나, 닝닝, 지젤, 윈터)를 꼽았다. 윤하는 "전 에스파다. 꼭 에스파 친구들에게 전해 달라. 그냥 멋있지 않나. 카리나 짱입니다"고 강조했다. 에스파와 함께 춤도 출 수 있냐는 물음에는 잠시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지만 이내 "같이 춤.. 카리나가 추자면 춰야죠. 제가 카리나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은 없는 것 같습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윤하는 새 앨범을 듣고 있는, 들을 예정인 음악 팬들에게 "마치 이 세계의 주인공이 되신 것 같은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어제 댓글 보니까 '난 이미 해적왕이다'라는 댓글이 있더라고요. 최고의 찬사다 싶었죠.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 별 일이 다 있잖아요. 진짜 별 일이 다 있고, 생각지도 못한 돌발상황이 주어질 때 받는 스트레스가 있는데 저도 너무 잘 알아요. 그럴 때 어디 하나 의지할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이 앨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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