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타던 전용기 압류···“강력한 메시지”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사용하던 전용기 1대를 압류했다.
미 법무부는 2일(현지시간) 미국 업체 소유였다가 명의만 있는 ‘셸 컴퍼니’(Shell company)로 팔린 뒤 베네수엘라로 불법적으로 밀반출된 다쏘(Dassault) 팰컨 900EX 항공기를 자국으로 압수 조처했다고 밝혔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해당 항공기는 마두로와 그 측근이 사용하기 위해 셸 컴퍼니를 통해 불법적으로 미국 밖으로 수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항공기 구매가를 1300만 달러(약 174억원)로 추산했다.
미 CNN방송은 이 항공기가 “베네수엘라의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 해당한다며, “외국 국가원수의 비행기를 강제 처분하는 건 범죄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례 없는 일로, (마두로 정권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2022년 말과 2023년 초 사이에 마두로 대통령 관련자들이 플로리다 남부에 있는 한 업체로부터 해당 항공기를 사들이고 그 사실을 은폐했다. 이 항공기는 지난해 4월 베네수엘라로 넘어갔다. 최근 몇 달 동안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던 해당 항공기는 이날 플로리다로 옮겨졌다.
미국 정부는 ‘불공정 대선과 무고한 정치범 탄압’ 등을 이유로 수년 째 베네수엘라에 대한 광범위한 경제 제재 조처를 시행 중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마약테러’(narcoterrorism) 혐의로 일부 정권 고위 관계자와 함께 미국 검찰에 기소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치러진 대선 결과로 마두로 대통령 당선(3선)을 공식화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에 개표 투명성 확인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당국이 베네수엘라에 추가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즉각 반발했다.
이반 힐 외교부 장관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 당국이 다시 한번 해적 행위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범죄로, 우리 대통령이 사용하던 항공기를 불법적으로 가져갔다”며 “이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정당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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