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건전재정, 尹정부 국세감면 법정한도 3년 연속 못 지켜

광주CBS 김형로 기자 2024. 9. 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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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5년, 3년 연속 국세감면율 법정한도 어긴 최초의 정부
올해 세수결손 20조 원시, 국세감면율 16%까지 상승해
안도걸 의원 "역대급 세수결손과 대규모 감세로 국가재정 망가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 (광주 동구남구을)이 2일,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최근 5년간 조세지출예산서' 를 분석한 결과,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3년 내내 국세감면율 법정한도를 어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한 첫 번째 해인 2023년 역대급 세수펑크에 국세수입이 크게 줄어들었는데도 정부가 70조 원에 달하는 세금을 깍아주면서 국세감면율은 법정한도를 크게 초과했다. 올해도 세수는 크게 늘지 않고 세금감면은 늘면서 법정한도를 어겼다. 내년에도 세금감면은 78조 원으로 올해보다 9.2%(6조 5873억 원) 늘어 법정한도를 3년 연속 어기게 됐다.

정부는 예산을 짤 때 올해 국세수입을 344조 1천억 원으로 추계했다. 비과세, 세액공제, 세액감면, 소득공제 등을 모두 합한, 올해 정부가 깎아준 국세감면액은 71조 4천억 원에 달한다. 국세감면율은 원래 거둘 세금에서 깎아준 세금의 비율로 계산한다. 이에 따라 국세감면액 (71.4조 원)과 국세수입총액 (394.9조 원)을 더한 금액에서 국세감면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국세감면율은 15.3%로 법정한도인 14.6%를 넘기게 되었다.

한편 올해도 법인세수 급감의 영향으로 20조 원 안팎의 세수결손이 예상되고 있다. 세수결손을 감안한 국세감면율은 16%까지 상승해 법정한도를 더 크게 어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수치는 감세정책의 대명사로 알려진 이명박, MB정부보다 높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15.8%의 국세감면율로 법정한도를 초과했으나 이후 16%를 넘은 적은 없었다.

문제는 내년에도 국세감면율 법정한도를 어기게 됐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내년도 국세수입을 올해 예산보다 15조 1천억 원(4.1%) 증가한 382조 4천억 원으로 편성했다.

정부가 예산안 첨부서류로 제출한 '2025년도 조세지출예산서'를 보면, 내년 국세감면액은 올해보다 9.2%(6조 6천억 원) 증가해 78조 원을 넘어서게 된다. 역대 최대의 세금감면액 수치다. 2025년 국세감면율은 15.9%로 법정한도(15.2%)를 훌쩍 넘기게 된다.

국세감면율 법정한도를 넘긴 사례는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네 차례 있었다. 하지만 국세감면 법정한도를 도입한 2007년 이후 3년 연속 어긴 정부는 없었다. 경제위기가 아닌데도 법정한도를 3년 연속 어길 만큼 재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가재정법 시행령에 따르면, 국세감면율 법정한도는 과거 3년의 국세감면율 평균에 0.5% 포인트를 더한 값으로 정의된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국세감면율이 크게 오르면 향후 3년간 국세감면율 법정한도 확대로 이어진다. 실제 올해 법정한도는 14.6%인데, 2025년과 2026년은 각각 15.2%와 16.2%까지 상승하게 된다. 이는 향후 조세감면의 지속적인 확대가 가능하게 되어 재정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방만한 조세감면을 제한하기 위해 법정한도를 설정한 국가재정법 조항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점이다. 국가재정법 제88조는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세감면율이 국세감면한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말로만 건전재정을 외칠 뿐, 국가재정법조차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

안도걸 국회의원. 안 의원실 제공


이에 안도걸 의원은 "부자감세로 2년 연속 세수결손이 발생하고 대기업 중심 국세감면액을 크게 늘리면서, 국세감면 법정한도를 3년 연속 어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의원은 "정부가 국세감면 법정한도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만드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조속한 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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