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기능인을 향한 위대한 도전”…장애인기능경기대회 오늘 개막
청각장애 이혜미씨 “아이들에게 엄마의 꿈 보여주려 금빛 메달 도전”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9월 3~6일 제41회 충청북도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열리는 가운데, 이번 대회 참가자 중 눈에 띄는 '최고령 참가선수'가 있다. 바로 1943년생 박용삼씨다. 올해 경북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박씨는 그동안 수차례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도전장을 냈지만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입상하지는 못했다.
박씨는 6살 때 일어난 6·25 전쟁 당시 군용 트럭에 치여 한 쪽 다리를 잃게됐다. 사고로 장애를 얻게 된 그는 19살부터 문경 '제일양복점'에서 일을 시작하며 재봉일을 처음 배웠다. 환갑을 앞두고 또 다른 도전 기회를 찾던 그는 오랜 시간 양복을 만들던 손길로 지역장애인기능경기대회 등에 참가했고, 첫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성과를 계기로 올해 경북 대회까지 총 17개의 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재봉일은 생업이자 지금의 그를 있게 해준 인생의 동반자"라면서 "열악한 환경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양복 직종에서 우수 기능인으로 설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박씨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언제까지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지,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힘이 닿는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대회에서는 반드시 최고령자 금상 수상자로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가 '최고령 금메달'에 도전하는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전국 17개 시도 40직종 432명의 참가자가 출전한다. 경기장은 청주대학교 석우문화체육관, 청주시 장애인스포츠센터, 충청북도 곰두리체육관, 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등 4곳이다.
경쟁 분야에는 컴퓨터프로그래밍, 시각디자인, 화훼장식 등 정규 직종 18개와 3D프린팅, 바리스타 등 시범으로 운영되는 시범 직종 13개 등이 있다. 레저 및 생활기술 경기에는 그림, 네일아트, e-스포츠 등 9개 직종으로 이뤄지며 중증장애인만 참가하게 된다.
갑작스럽게 장애를 얻고 긴 방황의 시기를 거쳐온 몇몇 참가자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인생의 재도약과 함께 '나'를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우겠단 각오다. 컴퓨터조립(IT) 직종에 도전하는 서혜국씨는 중학교 3학년 때 갑작스럽게 윌슨병이라는 희귀병을 앓으면서 지체·뇌병변 중복장애를 갖게 됐다.
한동안 누워서 무기력하게 지내다 지인의 권유로 컴퓨터 분야에 몰입하게 되면서, 장애의 한계를 넘고 IT 분야로 취업까지 하며 전문가의 길을 걸었다. 서씨는 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여러 소외된 장애인들이 집 밖의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고 밝혔다.
그는 "장애인도 당당히 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기여할 수 있는 존재"라며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다른 장애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나 자신에겐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다문화가정에서 자라온 체카토미셀씨는 청각장애를 딛고 금빛 메달을 향해 도전한다. 올해 3월 기계설계산업기사 시험에도 합격한 그는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장애인도 사회에 기여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출생 후 열병으로 청력이 손상돼 중증 청각장애를 갖게 된 이혜미씨는 두 아이의 엄마다. 그는 아이들에게 꿈을 쫓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쁜 워킹맘이지만 퇴근 후에도 꾸준히 대회 준비를 하고 있는 이씨는 "당당히 입상해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대회는 6일까지 진행된다. 폐회식에서는 직종별 금상, 은상, 동상 수상자에게 메달과 상금을 수여한다. 참가선수 중 기능경기대회의 제반 사항을 준수하고 중도 기권없이 경기에 임해 작품을 제출하면 참가 장려금 10만 원도 주어진다.
공단 관계자는 "사회에서는 여전히 장애인을 부족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번 기능경기대회에서 장애인들이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적 인식을 바꿔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장애인구는 약 265만명으로, 선천적 장애인보다 산업재해·사고 등으로 의한 후천적 장애인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freshness41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사우나 간다던 남편, 내연녀 집에서 볼 쓰담…들통나자 칼부림 협박"
- 13세와 2년 동거, 34회 성관계한 유명 유튜버…아내 폭행·신체 촬영 '입건'
- "남편이 몰래 호적 올린 혼외자, 아내 재산 상속 받을 수도" 가족들 발칵
- "성관계 안한지 몇년"…전현무, 결혼 관련 숏폼 알고리즘 들통
- 아내·두 아들 살해한 가장, 사형 구형하자 "다들 수고 많다" 검사 격려
- "버려달라는 건가" 손님이 건넨 휴지…"가격 올라도 괜찮아" 응원
- 산다라박, 글래머 비키니 자태…마닐라서 환한 미소 [N샷]
- "비싼 차 타면서 구질구질"…주차비 아끼려 '종이 번호판' 붙인 외제차
- 김영철, 민경훈♥신기은 PD 결혼식 현장 공개 "멋지다 오늘…축하"
- "불판 닦는 용 아니냐" 비계 오겹살 항의했다고 진상 취급…"사장, 당당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