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꺾인 롯데하이마트, 재고·외상값만 늘었다…지급 여력 ‘비상’
롯데하이마트, 상반기 매입채무 2363억
매출 감소에도 전년말 대비 28% 증가
판매 부진으로 재고 급증…지급 여력 악화
영업활동현금흐름 전년比 5분의 1수준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롯데하이마트(071840)의 매출을 비롯한 전반적인 실적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갚아야 할 외상값인 매입채무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매입채무는 매출이 증가하면서 상품을 더 많이 사들이는 과정에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매입채무 증가와 함께 재고자산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현금흐름 둔화는 물론 신용등급에 하방압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매입채무는 기업의 매출이 증가하면 비례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롯데하이마트는 실적이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매입채무만 늘어난 경우로, 판매 부진 여파로 재고를 제때 소진하지 못하면서 지급 여력이 악화됐다고 볼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 1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3057억원 대비 14.7% 감소했다.
현금이 부족해지면 기업은 공급업체에 대금 지급 기한을 연장하게 되고, 이는 재무재표상 매입채무 증가로 나타날 수 있다. 저조한 판매 실적 탓에 기존에 매입한 상품이 팔리지 않아 재고로 쌓였고, 현금 유입 감소로 이어져 지급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즉 롯데하이마트는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가전업체로부터 매입한 재고를 제때 소진하지 못했고 이 여파로 공급업체들에게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롯데하이마트는 매입채무와 함께 재고자산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4222억원으로 전년 말 3433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다만 재고자산의 경우 에어컨을 비롯한 계절가전 판매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재고자산 효율화 작업에 나선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롯데하이마트의 재고자산은 상반기에 늘었다 연말에 감소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롯데하이마트의 지급여력이 악화하면서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급여력 악화가 현금흐름 둔화와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만큼 재무 부담을 가중시켜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롯데하이마트는 현금창출능력 악화로 신용등급에 적지 않은 부담이 가해지고 있다.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면서 현금흐름 개선이 더디게 이뤄졌고, 신용등급 평가 주요 지표인 현금창출능력 항목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기업평가(034950)(이하 한기평)의 소매유통업 신용방법평가론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현금창출력 관련 지표는 현재 신용등급인 A(안정적)보다 낮은 BBB급에 머물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BBB에 해당하는 항목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과 순차입금 EBITDA 배율이다.
BBB는 투자요주의 및 부적격 등급인 ‘BB+’ 바로 위 등급으로 투자 등급에서는 가장 낮은 위치에 해당한다. 두 항목이 한기평이 신용등급 평가 과정에서 다른 지표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현금창출력 개선이 지연될 경우 롯데하이마트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EBITDA 마진율은 수익성 지표인 EBITDA에서 매출을 나눈 것으로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EBITDA 순차입금배율은 순차입금을 EBITDA로 나눈 지표로 차입금이 현금창출력의 몇 배에 해당하는지를 나타낸다.
이는 롯데하이마트의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도 잘 나타난다.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04억원 순유입으로 지난해 상반기 1552억원 순유입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현금이 재고자산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매입채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할 경우 운전자본 부담으로 이어져 현금흐름이 경색될 수 있다”며 “지급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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