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합쳐 5441대"···EV3·캐스퍼EV, 하반기 2만대 달성 '청신호' [biz-플러스]
사전계약때부터 흥행 예고
EV3 국산 월간 최다 판매
종전 아이오닉5 기록 경신
캐스퍼EV 판매 첫 달 호조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기아(000270) EV3와 현대차(005380) 캐스퍼 일렉트릭(EV)이 순항하고 있다. 최근 잇단 전기차 화재 사고로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지난달 나란히 4002대, 1439대 판매되며 올 하반기 두 차종의 합산 판매 목표인 2만대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기아의 첫 소형 콤팩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3가 출시 한 달여 만에 역대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최다 판매 기록은 현대차그룹의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5가 2022년 2월에 세운 3995대다.지난달에만 4000대 넘는 판매량으로 국산 전기차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것이다. 현대차의 소형 전기차인 캐스퍼 EV도 지난달 국내에서 1439대가 팔리며 전동화 모델 판매를 이끌었다.
EV3와 캐스퍼EV의 판매 돌풍은 사전계약 때부터 예견됐다. 6월 4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EV3는 3주 만에 누적 계약 대수 1만 대를 돌파하며 파장을 일으켰다. 7월 23일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EV3는 7월 말 1975대로 시장에 안착한 뒤 8월에는 판매량을 배로 늘리며 4002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EV3 판매량은 아이오닉5(1222대)를 4배 가까이 웃돈다. 캐스퍼 EV도 8월 초 사전계약 개시 2주만에 누적 계약 8000대를 넘어서며 흥행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도 두 차종의 흥행이 지속되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달 1일 발생한 인천 청라의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EV3와 캐스퍼EV의 판매량도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차종의 가격 대비 높은 상품성이 소비자들의 이탈을 막아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EV3는 1회 충전 시 최대 501㎞(롱레인지 모델 기준)를 달릴 수 있다. 동급 전기차 가운데 가장 긴 주행거리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한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했다. 저가의 중국산 배터리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에서 벗어나 있다.
넉넉한 실내 공간도 장점으로 꼽힌다. 차체 크기는 현대차 코나, 기아 셀토스 등 다른 소형 SUV와 차이가 거의 없다. 하지만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앞뒤 바퀴 간 거리가 2680㎜로 준중형 SUV급으로 길다.
상위 차종에만 있는 첨단기술을 대거 적용한 점 역시 EV3의 흥행 돌풍 배경으로 꼽힌다. 기아는 EV3에 현대차그룹 차량 가운데 최초로 ‘아이페달3.0’을 적용했다. 가속페달 조작만으로 가속·감속·정차가 가능한 기존 아이페달을 업그레이드했다. 0단계에서 3단계까지 회생제동 단계를 운전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원페달 드라이빙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됐던 멀미 문제를 해소했다. 차량 내부 전력을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비히클투로드(V2L),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성 비서 기능 또한 탑재됐다.
합리적인 가격대 역시 장점이다. 보급형 전기차인데도 상품성은 높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니 수요가 넘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적용받을 경우 EV3 롱레인지 모델은 3000만 원 중후반대, 스탠다드 모델은 3000만 원 초중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2000만 원 후반대에도 구매가 가능하다.
지난 6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캐스퍼 EV는 기존 캐스퍼의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계승하면서도 한층 커진 차체와 315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를 비롯해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R), 후측방 모니터(BVM)와 10.25인치 LCD 클러스터와 네비게이션, 실내외 V2L 기능 등 다양한 안전· 편의 기능을 갖췄다. 가격은 2990만원이다.
업계는 두 차종의 흥행이 하반기 전기차 수요 회복의 신호탄이 돼주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판매 통계는 긍정적이다. 기아 EV3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쌍두마차인 현대차 캐스퍼EV는 지난달 1439대가 팔리며 EV3에 이어 월간 판매량 2위에 올랐다. 캐스퍼EV는 지난달 7일 사전계약 이후 판매를 순차적으로 시작했는데 초반 분위기가 좋다. EV3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에도 대량 계약 취소와 같은 특이 사항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추세라면 두 차종으로만도 올 하반기에 2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8월 초 인천 청라 화재 사고 이후에도 EV3와 캐스퍼EV의 소비자 수요는 견조한 편”이라며 “가성비를 갖춘 보급형 전기차들의 출시가 집중된 하반기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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