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고 건강하게…MZ 홀린 '제로 막걸리', 한달새 1.2만병 '벌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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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류 시장에선 저당, 저칼로리, 저알코올 등 3저(低) 제품이 인기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건강을 생각하고 부담없이 술을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은 영향이다.
이런 트렌드는 전통주인 막걸리도 예외가 아니다. 농업회사법인 뉴룩은 지난 6월 편의점 GS25와 손잡고 업계 최초로 당류 제로, 도수 4도(%)의 얼그레이, 레몬, 오리지널 맛의 3종 막걸리를 출시했다. '뉴룩 막걸리'는 한 달 만에 1만2000병이 판매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뉴룩(New look)은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한 뒤 제일기획과 푸드 스타트업을 거친 김인지 대표가 2023년 3월 설립했다. 회사명은 술의 근원인 누룩을 새롭게 해석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 대표는 "식자재 유통사업을 한 아버지를 보고 자라면서 F&B(식음료)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며 "제일기획을 나와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고민할 때 눈에 들어온 것이 전통주였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전통주를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만큼 개성 있는 막걸리를 만들면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고 봤다. 실제 전통주 시장규모는 2022년 기준 1629억원으로 2018년과 비교해 4배 가량 성장했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중에도 전통주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주류 중 유일하게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 집으로 배달을 시키는 소비자가 증가했고, 다양한 맛의 제품이 출시돼 젊은층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 대표가 막걸리 개발 차별화 포인트로 잡은 것은 '건강'이다. 이를 위해 막걸리의 원재료인 쌀을 발효 단계에서 당류를 0g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특허도 출원했다.
막걸리의 단맛은 몸의 흡수되지 않는 설탕 대체제인 알룰로스로 대신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뉴룩 막걸리는 500ml 기준 칼로리(kal)가 기존 전통주 대비 2분의 1 수준인 118kal 밖에 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전통주 시장은 무감미료, 고품질의 좋은 술은 많지만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들의 '헬시 플레저' 소비 트렌드를 쫓지 못한다고 생각했다"며 "쌀이 주성분인 막걸리는 칼로리와 당이 높다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제로슈거(Zero sugar·무당)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꼽은 뉴록 막걸리의 경쟁 상품은 다른 막걸리가 아닌 하이볼과 맥주다. 전통주 시장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젊은층의 수요가 많은 하이볼, 맥주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뉴룩 막걸리의 도수를 하이볼, 맥주와 비슷한 저도수인 4도로, 가격도 편의점의 맥주가격에 맞춘 것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뉴룩 막걸리는 맥주 시장을 타깃으로 마케팅하고 있다"라며 "막걸리를 캔 맥주처럼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청량감을 살리고, 디자인도 일반 음료수처럼 보이도록 한 것도 뉴룩 막걸리를 전통주에서 발전한 '탄산술'로 인식시키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이 같은 시도를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에 비유했다. '팬텀싱어'는 크로스오버 4중창을 뽑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으로, 스타 성악가 배출과 클래식의 대중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처음 본 막걸리 시장은 과거 클래식 시장과 비슷했다"며 "클래식이 어렵고 고리타분한 음악이라는 시선을 벗어나기 위해 크로스오버를 추구했듯이 전통주 시장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Z세대를 겨냥한 김 대표의 새로운 시도는 적중했다. 뉴룩은 설립 두 달만에 더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석달만에 GS25에 입점하는 성과를 올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KOAT), 액셀러레이터(AC) 탭엔젤파트너스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차세대 농식품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유니팜(UniFarm)' 기업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도 선정됐다. 팁스 선정으로 뉴룩은 향후 2년 동안 연구개발, 사업화, 해외마케팅 자금 등 최대 7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뉴룩은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미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의 미국 법인에서 뉴룩 막걸리와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싶다는 제안도 받았다.
김 대표는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해외에서도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웰니스' 막걸리의 수요가 있다고 본다"며 "클래식 업계가 조성진, 손열음 같은 훌륭한 연주자를 통해 성장했듯이 전통주 장인들과 함께 시장을 성장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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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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