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원식이 대통령 망신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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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4년 전 21대 국회 개원식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항의를 표시하고자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민주주의 붕괴'라고 적힌 규탄 리본을 착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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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제22대 국회가 2일 개원식을 개최함에 따라 의원들도 임기 시작 96일 만에 드디어 국회법 제24조에 규정된 선서문을 낭독했다. 여야가 국회의원 선서도 하지 않은 채 각종 쟁점을 놓고 대립을 이어오면서 '87년 체제' 이후 '최장 지각'이라는 기록을 쓴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 같은 촌극의 대미를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시킨 뒤 초대하는 것이 맞다'는 게 불참 배경인데, 22대 국회 초반과 달리 민생 법안이 합의 처리되고, 여야 대표가 첫 회담을 가진 현 상황을 비춰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4년 전 21대 국회 개원식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항의를 표시하고자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민주주의 붕괴'라고 적힌 규탄 리본을 착용했다. 이들은 "협치도 손바닥이 마주쳐야 가능합니다"라는 문 전 대통령의 연설에 "에이"라고 야유를 보냈다. 한 시민은 국회 연설을 마치고 나오는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신발을 던지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당시 16년 만에 맞은 여소야대 정국 속 20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협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연설 도중 박수를 한 차례도 받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이 친형 이상득 의원의 비리,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등의 논란에 휩싸이면서 여당 의원들조차 등을 돌린 탓이다. 그간 국회 개원식은 용산 식 단어로 표현하자면 '대통령 망신주기'의 장이었다. 역대 대통령들이 야당으로부터 경중을 달리한 푸대접을 겪어온 만큼, 윤 대통령에게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국민이 바라봤을 때 이를 감당했는지, 못 했는지의 체감 차이는 너무나도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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