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3승→7골 0실점’ 슬롯 향한 극찬, "포스트 클롭시대 막을 열었다"
[포포투=박진우]
아르네 슬롯 감독에게 징크스는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슬롯 감독이 ‘포스트 클롭시대’의 화려한 개막을 알렸다.
리버풀은 2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3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개막전 포함 3연승을 달리며 승점 9점으로 리그 2위를 기록했다.
시즌 첫 ‘노스웨스트 더비’의 주인공은 리버풀이었다. 슬롯 감독이 내세운 ‘디오구 조타-루이스 디아스-모하메드 살라’ 스리톱은 시작부터 맨유의 골문을 위협했고, 결국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5분 라이언 흐라번베르흐의 패스를 건네받은 살라가 우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박스 안에 있던 디아스가 헤더 득점을 성공시키며 1-0으로 앞서 나갔다.
디아스와 살라의 조합이 다시 한번 빛났다. 전반 43분 디아스가 카세미루의 패스를 차단했다. 이후 공은 살라에게 연결됐고, 살라는 다시 디아스에게 패스를 내줬다. 디아스가 침착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2도움을 기록한 살라의 발 끝에서 승부는 가름이 났다. 후반 11분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가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했다. 이후 패스를 건네받은 도미니크 소보슬러이가 살라에게 득점 기회를 열어줬고, 살라가 깔끔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맨유는 끝내 리버풀을 추격하지 못했고, 경기는 리버풀의 3-0 완승으로 끝이 났다.
맨유전에서 승리함으로써 슬롯 감독 체제의 리버풀은 3연승을 달렸다. 이번 경기가 갖는 의미는 남달랐다. 리버풀은 지난 입스위치 타운과의 개막전, 브렌트포드와의 2라운드에서 각각 2-0 완승을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두 팀은 PL 내에서 상대적으로 약팀으로 평가받는 팀이었다. 좋은 경기력에 결과까지 함께 챙겼지만, 빅클럽을 상대로 슬롯 감독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는 예측하기 힘들었다.
결과적으로 오산이었다. 슬롯 감독의 축구는 합리적이었다. 공수 양면에서 밸런스있는 운영을 가져갔고, 찾아온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맨유는 연이은 실점을 내준 뒤, 후반 내내 리버풀의 골문을 두드렸다. 맨유는 총 8개의 슈팅을 기록했는데, 그 중 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리버풀은 맨유보다 많은 11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3골을 성공시켰다. 결정력과 집중력의 차이가 승부를 가른 것이다.
결국 현지 매체로부터 ‘포스트 클롭시대’를 열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일 “슬롯 감독은 클롭 감독과 같은 상징적인 인물을 대신하는 어려운 과제를 쉽게 보이게 만들었다”며 슬롯 감독이 클롭 전 감독의 그림자를 지웠다고 평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결과에 주목했다. 매체는 “슬롯 감독은 지난 2004년 첼시의 조세 무리뉴 감독과 2007년 맨체스터 시티의 스벤-예란 에릭손 감독에 이어 PL 첫 세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세 번째 감독이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무실점 3연승을 강조하며 슬롯 감독의 리버풀을 칭찬했다.
마지막으로 매체는 “클롭 감독과 같은 전설적인 인물의 뒤를 이을 일을 결코 쉽지 않겠짐나, 슬롯 감독은 지금까지 그 일을 매우 잘 해내고 있다”고 평했다. 장기적으로 팀을 집권했던 감독의 후임으로서 부담감이 막중함에도 불구하고, 슬롯 감독은 성공적인 성과를 냈다는 의미다.
실제로 과거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 등 수십년 동안 팀을 이끌어온 감독들의 후임들은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퍼거슨 감독의 후임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맨유를 부활시키지 못했다. 벵거 감독의 지휘봉을 넘겨 받았던 우나이 에메리 감독 또한 아스널에서는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물론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현재까지 슬롯 감독의 축구는 리버풀에 성공적으로 이식되고 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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