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히 시장 ‘큰 손’으로 나선 캔자스시티, 가을 티켓 지켜낼 수 있을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캔자스시티가 과감히 움직였다. 과연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9월 2일(한국시간) 세 명의 야수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했다. 베테랑 1루수 율리에스키 구리엘, 외야수 토미 팸, 로비 그로스먼이었다.
캔자스시티는 8월 말 시장의 '큰 손'이었다. 통상적인 FA 시장이라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몰마켓 구단인 캔자스시티가 시장의 큰 손이 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판매자'로만 주목을 받는 캔자스시티였다. 하지만 이번 시장은 달랐다.
바로 큰 지출 없이도 이름난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는 '웨이버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두 개(7월 말 논 웨이버, 8월 말 웨이버)의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하나로 합쳐진 이후 급부상한 웨이버 시장은 이번 8월 말에도 열렸다.
트레이드는 7월 말에 마감되지만 여전히 9월 1일까지 팀에 합류한 선수는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등록이 가능하다. 이제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는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었지만 8월 한 달 동안 점점 희망이 작아진 팀들은 8월 말 웨이버 공시를 통해 비용 절감을 시도한다.
비록 '초특급' 선수들이 웨이버 공시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계약 마지막 해인 선수, 혹은 '준척급' 정도 되는 선수들은 얼마든지 웨이버 공시가 된다. 포스트시즌 경쟁을 이어가는 팀들은 웨이버 공시가 된 선수들을 영입해 마지막으로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
캔자스시티는 8월 마지막 날 세 명의 베테랑 야수를 영입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부터 팸을,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그로스먼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부터 구리엘을 각각 영입했다. 팸과 그로스먼은 웨이버 클레임, 구리엘은 마이너리그 트레이드였다.
재정적인 부담이 없는 영입이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1년 3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시즌을 시작한 팸과 역시 화이트삭스와 1년 150만 달러 계약으로 시즌을 시작한 그로스먼은 이제 올시즌 남은 연봉이 각각 48만 달러, 24만 달러 정도다. 두 선수의 잔여 시즌 연봉을 합쳐도 겨우 리그 최저연봉 수준. 캔자스시티 입장에서도 부담은 없다. 애초에 시즌을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시작한 구리엘도 마찬가지다.
캔자스시티는 올시즌 의외의 선전 중이다. 2일까지 시즌 75승 63패, 승률 0.543을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구 경쟁,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모두 2위인 미네소타 트윈스와 승차 없이 승률 1리가 뒤쳐진 상태.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캔자스시티를 가장 가깝게 추격하는 팀은 4.5경기차가 나는 보스턴 레드삭스다.
시즌을 약 20경기 남겨둔 만큼 4.5경기 승차는 결코 작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절대 뒤집히지 않을 승차도 아니다. 연승과 연패가 맞물리면 언제든 순위표가 바뀔 수 있다.
올시즌 하위권이 예상됐지만 캔자스시티는 시즌 최악의 팀인 같은 지구의 화이트삭스를 확실한 '보약'으로 삼아 성적을 쌓았다. 올시즌 화이트삭스를 상대로만 무려 12승(1패)을 거뒀다. 누구를 상대로 쌓았든 승리는 승리. 포스트시즌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캔자스시티도 욕심이 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팀 중심타자 중 한 명인 주전 1루수 비니 파스콴티노와 주전급 외야수인 헌터 렌프로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렌프로는 9월 초 복귀가 예상되고 있지만 파스콴티노는 정규시즌 내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두 선수가 빠진 가운데 캔자스시티는 최근 5연패를 당했다. 8월 말 지구 선두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따라잡아 공동 선두에 오르기도 한 캔자스시티였지만 이제는 승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캔자스시티는 외부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을 선택했다. 세 선수 모두 올시즌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캔자스시티에는 충분히 소중한 전력이 될 수 있다. 이적을 계기로 반등하는 선수도 얼마든지 있다.
일단 첫 경기의 결과는 좋았다. 캔자스시티는 2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비록 2-7 패배를 당했지만 '새 식구'들은 좋은 활약을 했다. 그로스먼은 결장했지만 팸은 리드오프로 출전해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하위타선에 나선 구리엘도 팀에 득점을 안기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잔여 일정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남은 시즌 캔자스시티는 클리블랜드, 미네소타,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워싱턴 내셔널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차례로 3연전을 치른다.
같은 지구의 클리블랜드,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각각 승률 7할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미네소타를 상대로는 승률 3할로 열세다. 여기에 부담스러운 상대인 양키스, 애틀랜타 등을 원정에서 만나야 한다.
연패에 빠진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막판 스퍼트'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는 기대로 베테랑들을 과감히 영입한 캔자스시티다. 과연 적극적으로 움직인 캔자스시티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자료사진=위부터 율리 구리엘, 토미 팸)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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