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다이어트해도 '요요', 불어나는 빚…"철저한 관리 필요"
자산 매각·사업 조정·수익 확대 등 추가 자구안 추진
"중장기 전망치 미달성땐 모니터링 등 강화를" 지적도
정부가 빚더미 공공기관의 재정건전화 계획을 강화한 건 자칫 늘어난 공공기관 부채가 국민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재무위험 공공기관들은 기존 계획에 15조1000억원의 자구노력을 더해 2026년까지 57조3000억원 규모의 재정건전화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재정건전화 계획 이행실적 평가 등을 강화할 예정인데 계획을 못지킨 공공기관에 대한 재무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올해 상향 설정된 재정건전화 목표(57조3000억원)를 감안하면 나머지 약 32조1000억원의 재정건전화 작업이 올해부터 3년간 추진된다.
정부는 시장 여건을 감안해 자산매각 시기, 항목 조정을 통해 과도한 헐값 매각은 지양하되 비핵심자산 매각을 지속 관리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14개 재무위험기관의 재정건전화 작업은 △자산매각 9조1000억원 △사업조정 19조3000억원 △경영효율화 11조9000억원 △수익확대 6조2000억원 △자본확충 10조800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예컨대 철도공사는 용산역세권 부지 매각을 통해 2조1000억원을 마련한다. 한국전력은 석탄발전상한제 한시적 완화를 통한 전력구입비용을 2조5000억원 절감할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태양광 발전시설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규모를 조정해 1조1000억원의 재정건전화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수익성도 높인다. 가스공사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 투자비 회수를 통해 4조3000억원을 확보한다. 철도공사는 경부·호남선 KTX 공급 확대로 827억원의 수익성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스공사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조정 등으로 자본 확충도 추진한다.
14개 재무위험기관의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에 따르면 14개 재무위험기관의 2023년 부채총액은 463조3417억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부채규모(708조9539억원)의 65.4%를 차지한다. 2019년 대비 2023년 공공기관 전체 부채규모가 184조3534억원 늘었는데 이중 71.1%인 131조1288억원이 재무위험기관에서 증가한 빚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무위험기관들이 재정건전화 노력을 통해 방만경영 이미지를 벗고 향후 사업계획도 좀 더 타이트하게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안에 따라 14개 재무위험기관의 부채비율은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기준 517.3%에 달하는 한전의 부채비율(별도 기준)은 2028년 363.7%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도 재무 개선이 이행되면 4년 뒤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재무위험기관의 재정건전화 계획 이행실적을 반기별로 점검하고 연간 실적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보고하는 등 관리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예정처는 최근 발간한 '2023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 총괄 분석 보고서'에서 "기재부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상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한 기관의 재무건전성 개선에 대해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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