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자폭 드론’에 맞서… 軍, 폴란드산 수백대 연내 들여오기로
방사청, 구매계약 절차에 착수
“현대전 게임체인저, 도발억제 효과”
北, 지난달 K2모형 타격 장면 공개
군이 폴란드산 자폭형 무인기(드론)를 대거 들여오기로 결정하고 구매 계약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북한은 최근 비행 성능 등에서 기존보다 몇 단계 진화한 것으로 평가받는 자폭형 무인기의 성능 시험 장면을 노골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방사포나 탄도미사일, 무인기 등을 활용해 우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이르면 올해 안에 폴란드산 자폭형 무인기 수백 대를 들여올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 무인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 무기 정밀 타격 등에 꾸준히 사용돼 실제 전쟁에서 작전 수행 능력까지 검증된 무기다.
● 올해 안 계약 완료… 연말부터 순차 도입
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경 군은 해외 무기 구매 업무를 총괄하는 방위사업청에 우리에게 시급하게 필요한 자폭형 무인기의 구체적인 사양이 담긴 계약 의뢰서를 보냈다. 구매 요청 품목을 폴란드 무인기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세부 사양은 폴란드 자폭형 무인기와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보유 중인 무인기 수량은 작전 보안상 비밀이지만 대략 8000대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자폭형 무인기는 이른바 참수작전부대로 알려진 육군 특수임무여단에 배치된 이스라엘산 ‘로템-L’과 공군의 ‘하피’ 등 극소수다. 대부분이 북한 장사정포 진지 등을 확인하는 정찰용 무인기다. 전쟁을 치르는 우크라이나는 한 달에 1만 대에 달하는 무인기를 소모 중이다. 폴란드의 대표적인 자폭형 무인기 ‘워메이트’는 자폭형 무인기 중에 저가에 속하는 대당 수천만 원으로 우크라이나군이 이 무인기로 러시아 핵심 전력들을 대거 정밀 타격하는 데 성공하면서 그 위력이 검증됐다. 그런 만큼 ‘무인기 전쟁’ 양상을 보이는 현대전 추세에 맞춰 우리도 전시 비축용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 소식통은 “폴란드 무인기는 올 4월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 이동식 레이더 기지를 타격하는 등 저비용 고효율 무기로 막강한 위력을 증명했다”고 했다.
● “자폭형 무인기, 현대전 게임 체인저”
앞서 북한은 지난달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러시아제 무인기 등을 닮은 자폭형 무인기를 띄워 우리 군 주력 전차 K2 모형 표적을 타격하는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다양한 대남 타격용 탄도미사일을 개발한 북한이 우리 전차나 자주포 등을 파괴할 목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자폭형 무인기까지 들고나오며 새로운 위협을 추가하자 우리 군 역시 자폭형 무인기로 ‘맞불’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전 능력이 검증된 폴란드 자폭형 무인기는 유사시 북한 지역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며 “이동식발사대(TEL)를 타격해 미사일 발사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지휘부 참수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 현대전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군이 자폭형 무인기를 대거 확보해 둔다는 자체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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