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패망’ 79년만에… 독일 극우, 지방선거 첫 승리

이지윤 기자 2024. 9. 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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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1945년 나치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뒤 79년 만에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옛 동독 지역인 튀링겐주(州)에서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나치를 옹호하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켜 온 독일대안당(AfD)이 2013년 창당 11년 만에 1위를 차지했다.

2일 튀링겐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주의회 선거에서 AfD는 32.8%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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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독지역 튀링겐주의회 선거
나치옹호 AfD, 득표율 32.8% 1위
‘집권 연정’ 3당은 모두 한자릿수
“내년 총선 앞두고 극단주의 돌풍”
ⓒ뉴시스

독일에서 1945년 나치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뒤 79년 만에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옛 동독 지역인 튀링겐주(州)에서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나치를 옹호하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켜 온 독일대안당(AfD)이 2013년 창당 11년 만에 1위를 차지했다.

2일 튀링겐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주의회 선거에서 AfD는 32.8%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소속된 중도우파 성향 기독교민주연합이 23.6%로 뒤를 이었다. 같은 날 선거를 치른 인근 작센주에서도 기독교민주연합(31.9%)에 이어 AfD가 2위(30.6%)에 올랐다.

반면 이른바 ‘신호등 연정’이라고 불리는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자유민주당 등 집권 연정은 모두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치며 참패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은 튀링겐주에서 6.1%, 작센주에선 7.3%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자유민주당은 두 곳 모두 득표율 5%를 넘기지 못해 주의회 입성에 실패했으며, 녹색당은 작센주에서만 가까스로 5%를 넘겼다. 숄츠 총리는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쓰라린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극우 AfD가 강세를 보여온 지역에서 치러져 결과가 어느 정도 예견됐다. 하지만 독일 안팎에선 내년 9월 총선을 앞두고 ‘극단주의 열풍’이 더욱 거세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AfD 외에도 올 1월 창당한 극좌 정당인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도 11∼15%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이는 숄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정에 대한 불만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튀링겐과 작센의 유권자 절반 가까이가 AfD나 BSW를 뽑은 셈이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낙후하고 반(反)이민 정서가 강한 옛 동독 지역이란 점도 연정의 패배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 출처 자라 바겐크네히트 인스타그램
독일 내에선 BSW를 창당한 사회주의 정치인 자라 바겐크네히트 대표(55)도 주목받고 있다. 좌파에서도 이단아로 꼽히는 그는 복지국가 실현에 방해가 된다며 불법 이민자 수용에 부정적이며, 독일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도 반대한다. 이 때문에 핵심 정책들이 AfD와 유사하단 평가마저 나온다. 바겐크네히트 대표는 최근 폴리티코 유럽판 인터뷰에서 “나치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소외된 노동계층을 위한 ‘진짜 대안’은 AfD가 아닌 자신”이라고 했다.

한편 대부분의 정당들이 AfD와 주정부를 구성하는 것에 부정적이라 향후 연립정부 구성을 놓고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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