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정치 구호가 승패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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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살겠다 갈아보자.' 1956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신익희 후보의 선거 구호였다.
그 당시로는 매우 선동적이었고 유권자들에게 호응이 컸으며, 그래서 역대 대통령 선거 구호 중 가장 호소력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997년 15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 후보가 내세운 '준비된 대통령과 경제를 살립시다'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이기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선거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대표가 3년 후에 있을 대통령선거 구호에서 선점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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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살겠다 갈아보자.’ 1956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신익희 후보의 선거 구호였다. 그 당시로는 매우 선동적이었고 유권자들에게 호응이 컸으며, 그래서 역대 대통령 선거 구호 중 가장 호소력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자 이승만 대통령 측에서는 ‘갈아봤자 별수 없다’는 구호로 대응했는데 이 역시 대응 구호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결국 투표를 앞두고 큰 인기를 보여주던 신익희 후보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선거는 싱겁게 끝났고 선거 구호만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선거에서 구호는 정말 대단한 힘을 발휘한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2011년 일본 시가현 지사선거에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유키꼬’라고 하는 여 교수가 기반이 단단한 현직 지사를 물리치고 여성의 몸으로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세금이 아깝다’라는 구호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현직 지사가 주민 혈세를 함부로 낭비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구호.
미국에서도 1992년 클린턴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로 크게 히트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1997년 15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 후보가 내세운 ‘준비된 대통령과 경제를 살립시다’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이기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선거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대통령 출마 3수를 거치는 동안 준비를 많이 했다는 것이며 당시 IMF 사태로 나라 경제가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했고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칠 때이니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치선전, 특히 선거 구호에서는 보수 여당보다 야당, 특히 진보 후보 측이 높은 성과를 올렸다. 수세에 있는 여당보다 공격이 생명인 야 측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를 계기로 ‘먹사니즘’을 발표했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 문제에 올인하겠다는 구호다. 이 구호가 발표되자 벌써 2027년 대통령 선거운동이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 대표가 3년 후에 있을 대통령선거 구호에서 선점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에 비해 국민의 힘에서는 뚜렷하게 내세울 구호가 없다. 이런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2036년 올림픽 서울 유치를 발표했는데 마침 이번 파리 올림픽으로 국민 정서가 뜨거워진 터라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물론 2036년 서울 올림픽 유치를 대통령선거와 연계시키는 시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뛰어난 구호가 아니라면 이런 정책 제안이 국민들에게 더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
이재명 대표의 ‘먹사니즘’이 얼마만큼 효과를 발휘할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먹사니즘’이 더 부각되려면 민주당의 초강경 정치 발언들을 순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검, 청문회, 탄핵 같은 정쟁이 매일 주류를 이루고 심지어 아무리 현직 대통령 부부가 미워도 전 국민이 지켜보는 국회에서 ‘살인자’라고 외치는가 하면 ‘독도를 팔아먹는다’ 같은 괴담은 국민들을 피곤케 하는 것이다. 특히 그런 막말이 강성 당원들에게는 박수를 받겠지만 중도층 외연 확장에는 장애가 될 수 있다. 국민의 힘이나 민주당이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은 중도층을 확보하는 것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다음 대통령선거에서도 누가 이기든 지난 선거 때처럼 근소한 표 차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근소한 1~2% 표 차를 좌우하는 것은 중도층이다. 따라서 아무리 선거 구호를 잘 만들어 내도 중산층이 등을 돌리면 허사가 되고 만다.
여야는 진정 승자가 되고 싶으면 구호보다 중도층의 민심을 얻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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