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라면 삼국지의 승자

경기일보 2024. 9. 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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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을 앞세운 한국 라면의 인기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엊그제 '농심'은 연간 10억개를 생산하는 동남아와 유럽 수출 전용 공장을 부산에 새로 짓기로 결정했고, 관세청은 올해 우리나라의 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영국의 유명 방송사가 "한국의 라면이 전 세계를 제패(制霸)했다"라고 보도할 정도인데, 한편에서는 "매운맛만으로는 머지않아 그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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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용 인천연수문화재단 대표이사

매운맛을 앞세운 한국 라면의 인기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여러 나라의 외국인들이 우리 라면을 먹고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영상이 줄을 잇는다.

엊그제 ‘농심’은 연간 10억개를 생산하는 동남아와 유럽 수출 전용 공장을 부산에 새로 짓기로 결정했고, 관세청은 올해 우리나라의 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라면의 출발은 오늘날 ‘삼양식품’의 뿌리가 된 ‘삼양공업’이 일본에서 들여온 기계와 기술로 만들어 1963년 9월 시장에 내놓은 ‘삼양라면’이다.

오는 15일로 61세 생일을 맞는 이 라면은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다.

이에 앞서 일본에서는 1958년 ‘닛신(日淸)식품’이 ‘치킨라면’을 내놓았는데, 이것이 지금과 같은 즉석요리 식품으로서 세상에 첫선을 보인 라면이다.

이렇듯 우리의 라면은 일본에서 배워온 것이고, 그 이름도 일본어 ‘라멘’과 이어져 있다. 그런데 ‘라면’은 무슨 뜻이고, 어떻게 해서 생긴 말일까.

라면의 기원(起源)에 대해서는 여러 설(說)이 있지만 가장 설득력이 있는 설명은 이런 것이다.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밀가루로 여러 종류의 면을 만들었는데, 이 중 반죽한 밀가루를 손으로 계속 잡아 늘여 가늘게 만든 것이 ‘수타면(手打麵)’이다.

이를 중국 북방(北方) 지역에서는 ‘拉麵(납면•중국어 발음은 ‘라미엔’에 가깝다)’이라 불렀다.

‘拉’은 ‘끌다, 당기다’ 외에 ‘치다, 때리다’라는 뜻도 있다. 면을 가늘게 만들려고 나무판에 계속 치고 당기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갖게 된 것으로 본다.

그런데 1937년 일본이 일으킨 중일(中日)전쟁 때 ‘拉麵’이 일본으로 건너가게 됐다. 중국군이 말린 ‘拉麵’을 전투 비상식량으로 가지고 다녔는데, 중국군 포로들을 통해 이것이 일본에 전해진 것이다. 그리고 이때 그 이름까지 함께 전해졌다는 얘기다.

그 뒤 ‘닛신식품’이 이를 응용해 기름에 튀긴 면을 말린 다음 물에 잠깐 끓여 먹을 수 있도록 새롭게 개발했다.

따라서 라면은 그 뿌리가 중국에 있으나 즉석식품으로서의 원조는 일본이다.

하지만 이제는 일본을 통해 라면을 배운 대한민국이 전 세계 라면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이는 영국의 유명 방송사가 “한국의 라면이 전 세계를 제패(制霸)했다”라고 보도할 정도인데, 한편에서는 “매운맛만으로는 머지않아 그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리 걱정할 것 없다. 우리 기업들이 어디 보통 수준인가. 기업 활동을 방해하는 불합리한 간섭만 없다면, 다 알아서 창의적인 대응책을 찾아내 더욱 맛있고 인기 있는 라면을 계속 만들어 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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