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시행착오를 허하라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2024. 9. 3.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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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언제나 성취를 원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최근 특징은 과거와 달리 효과적 성취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는 점이다.

누군가의 "어떻게 했어요"라는 질문에 선험자들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지만 마음속에선 '그냥 해보면 알아요'라는 또 다른 답변이 맴돈다.

모두가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이를 위한 노력과 시도에 박수를 보내기보다 일이 안될 경우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를 따지는데 더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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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사람들은 언제나 성취를 원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최근 특징은 과거와 달리 효과적 성취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는 점이다. 효율성이 강조되면서 '어떻게'라는 방법론이 성취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최단경로를 타고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생각은 당연하다. 하지만 효과와 효율성이 강조되면서 준비와 검토에 지나치게 많은 힘을 쏟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국가 모두 마찬가지다.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많은 경우 문턱을 넘어야 한다.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노력이라고 하는 에너지와 힘이 필요하다. 많은 경우 얼마나 많은 힘을 불어넣어야 할지 시작하기 전에는 모른다. 시작하고 나서도 얼마나 더 해야 할지 모른다. 문턱을 넘어서고 나서야 '이 정도 노력이 필요했네'라고 알게 된다. 그것도 문턱을 넘어선 지 한참 지난 후 갑자기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힘을 불어넣는 것도 사전에 생각한 대로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진행되기보다 그냥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의 "어떻게 했어요"라는 질문에 선험자들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지만 마음속에선 '그냥 해보면 알아요'라는 또 다른 답변이 맴돈다. 과거 경로를 되짚어보면서 각 단계의 과정을 논리적으로 재구성하지만 실제와는 거리가 멀다.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는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목표를 향해 좌충우돌하면서 나아가는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아픈 실패와 좌절, 고통과 짜증은 성취의 과정에서 의외로 큰 도움이 된다.

또 다른 관심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다. 기약 없는 노력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미리 시한이나 한계를 정해놓고 싶은 것은 사람의 당연한 마음이다. 하지만 성취에 이르는 시간은 상황마다 다르다. 많은 경우 제일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다. 일단 시작하고 난 다음에는 될 때까지, 마음에 들 때까지, 뭔가 손에 잡힐 때까지 그냥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의미한 시간이 흘러가는 것 같지만 하다 보면 어제까지 힘들고 안되던 것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나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경우 그 상황이 되면 새로운 문턱을 맞이하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또 다른 씨름을 하게 되니 자신이 하나의 문턱을 넘었다는 것을 모른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하겠다는 의지와 해야 한다는 압박, 성취를 위해 불어넣을 힘의 보유 여부 그리고 고통을 감내하는 인내인 것이다.

하지만 요즘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다. 언제부터인가 성취를 위한 인내는 착취로 여기고 시행착오는 비능률과 무모함의 다른 표현으로 간주된다.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힘을 북돋아 주기보다 안될 만한 이유를 찾아 비판하는 것을 현명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여긴다. 실패와 좌절의 과정에서 배운다는 인식은 없이 이를 피하려고만 하면서 무엇을 하려는 행위 자체가 제일 큰 리스크로 간주된다. 모두가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이를 위한 노력과 시도에 박수를 보내기보다 일이 안될 경우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를 따지는데 더 익숙해졌다.

사회가 합리적으로 변화하면서 예측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든 일을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가 시행착오를 용인하지 않고 현상유지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지 궁금해진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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