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위의 컬링’ 보치아 남녀 개인전서 銀2
10대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보치아(Boccia)에서 2일(한국 시각) 메달 3개가 나왔다. 한국 보치아 대표팀 ‘맏형’ 정성준(46·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이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성준은 2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보치아 남자 단식(스포츠등급 BC1) 결승에서 홍콩 존 러웅을 상대로 1대4(0-2 0-1 0-1 1-0)로 졌다. 정성준 패럴림픽 첫 메달이다. 지난 2020 도쿄 대회에선 개인전(BC1) 10위, 단체전(BC1, 2) 7위에 그친 바 있다. 정성준은 “솔직히 포기 많이 하고 싶었다. 이번 대회 와서도 예선 첫 경기 지고 나서 포기할까 마음을 먹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연습한 결과로 은메달을 딴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날 정소영(35·충남장애인보치아연맹)은 보치아 여자 개인 스포츠 등급 BC2 결승전에서 크리스티나 곤살베스(포르투갈)에게 4엔드 합산 점수 1대4(0-1 0-2 0-1 1-0)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 런던 패럴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정소영은 12년 만에 패럴림픽 시상대에 복귀했다.
정소영은 부상 후유증으로 왼쪽 팔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소영은 1엔드부터 3엔드까지 무득점에 그치며 0-4로 끌려가다 마지막 4엔드에서 동점을 노렸다. 그러나 손에서 마지막 공이 떠난 순간, 심판이 타임아웃을 선언했다. 정소영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마지막 4엔드가 가장 아쉽다. 그래도 개인전 최고 성적을 내서 감사하다. 은메달의 기쁨을 옆에 있는 이모(경기 보조하는 강효순씨 호칭)와 나누고 싶다. 도쿄 대회 후 은퇴하려 했는데, 이모의 설득 덕분에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치아는 장애인 선수들이 가로 6m, 세로 12.5m 경기장에서 한 팀은 적색구, 다른 팀은 청색구를 6개씩 던져 흰색 표적구에 더 가까이 붙인 공을 점수로 계산해 승패를 가리는 경기다. ‘땅 위의 컬링’이라고도 불린다. 1984년 LA 패럴림픽 때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1988년 서울 대회부터 금메달을 따낸 한국은 지난 도쿄 대회까지 9대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성공한 효자 종목이다. 뇌병변·중증 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하며 장애 등급에 따라 BC1~BC4로 나뉜다. BC1과 BC2는 스스로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지만, BC1은 보조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BC2는 보조자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BC3는 혼자 공을 처리할 수 없는 사지 마비 선수로, 이들 투구를 도울 보조 선수가 필요하다. 공의 방향과 속도 등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비장애인 보조 선수와 호흡과 협업이 중요하다. 팔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포인터기 같은 도구로 보조 선수에게 원하는 방향과 속도를 알려주면 대신 공을 굴려준다.
보치아 여자 개인 스포츠 등급 BC3에서도 메달이 나왔다. 패럴림픽 무대에 처음 나선 강선희(47·한전KPS)는 이바니 카라두(브라질)를 4엔드 합산 점수 7대2(2-0 3-0 2-0 0-2)로 이기며 동메달을 따냈다. 4강전에서 홍콩의 케이호위앤에게 1대4로 아쉽게 패하며 결승행이 좌절됐던 강선희는 “개인전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동메달만 따자는 소소한 마음으로 임했는데, 목표를 이뤄서 다행”이라며 “페어에서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선희는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과 함께 나서는 페어 종목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장애인 배드민턴 남자 복식 정재군(47·WH1·울산중구청)-유수영(21·WH2·한국장애인고용공단) 조는 2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중국의 마이젠펑-취쯔모 조에 세트 점수 0대2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애인 배드민턴 휠체어 종목 등급은 WH1(흉추 이상 척수 장애), WH2(요추 이하, 하지 절단 및 기타 척수 장애) 두 가지로 분류된다. 유수영은 “다음에는 진짜 더 잘하고 싶다. 4년 뒤에는 응원해 주신 것을 갑절로 갚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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